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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간암과 간부전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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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간암과 간부전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

입력
2019.12.10 04: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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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강경 간절제술로 하면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아 

 [장기 이식의 최전선]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2013년 복강경 간 기증자 수술을 300례 이상 달성한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환자 상태를 함께 상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규성, 조재원, 김종만 이식외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2013년 복강경 간 기증자 수술을 300례 이상 달성한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환자 상태를 함께 상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규성, 조재원, 김종만 이식외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간이식은 간암·간부전·간경변 등 다양한 간질환을 완치에 가깝게 치료하는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이전에는 간이식을 최후의 치료수단으로 여겨졌지만 수술 안정성이 입증되면서 이른 단계부터 간이식을 고려하고 있다.

‘이식의 꽃’으로 불리는 생체 부분 간이식 수술에서 생체 간 공의자의 95% 이상을 복강경 간절제술로 시행하면서 2,500례를 달성한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김종만 이식외과 교수 등을 만났다.

 ◇간이식 수술 후 5년 생존율 80% 

간암은 악화될수록 재발률이 높아지기에 조기에 간이식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암의 크기가 작거나 개수가 많지 않거나 암 표지 수치가 높지 않으면 간이식 후 5년 생존율이 80%에 달한다.

간암 크기가 크다고 하더라도 색전술·고주파치료·수술·방사선치료·양성자치료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병기(病期)를 줄이고 재발 가능성을 낮춘 후 이식수술을 진행한다. 간부전이어도 극심한 고통을 겪기 전에 간을 이식해 환자 삶의 질을 높인다.

간이식은 생체 간이식과 뇌사자 간이식으로 나뉜다. 생체 간이식은 살아 있는 기증자에게서 간을 제공받는다. 가족간에서 주로 시행되고 있다. 생체 간이식은 이식 시기를 조절할 수 있지만 공여자도 일부 희생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뇌사 장기 기증자가 적어 생체 간이식술이 발달했고, 생체 간이식에서도 수술하기 까다로운 복강경 수술을 많이 시행하는 등 간이식 수술 수준이 국제적이다.

반면 뇌사자 간이식은 뇌사자가 특정하지 않은 환자에게 간을 주는 이식이다. 연명의료 중단 등으로 인해 뇌사자 장기 기증이 2016년 573건에서 2017년(515건), 지난해 449건으로 떨어졌다. 이 여파로 뇌사자 간이식도 연간 200~300건으로 크게 줄었다. 5,000여 명의 간이식 대기자 가운데 10% 정도만 이식을 받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대기하다 사망하거나 간이식을 받을 수 없는 환자도 10%나 된다. 간이식을 해도 이식하기 전 환자의 상태가 매우 불량해 이식 후 환자에게 다양한 합병증이 생기고 장기간 입원치료를 해야 할 때가 많다.

김종만 이식외과 교수는 “우리 간이식팀은 이식 전부터 환자를 관리할 뿐만 아니라 이식 후 곧바로 장에 영양을 공급하며, 중환자실에서부터 재활치료를 시행해 빠른 회복과 일상생활 복귀를 돕고 있다”고 했다.

 ◇혈액형이 다른 환자에게도 이식 

간이식은 가장 좋은 치료법이지만 그리 간단하지 않다. 따라서 간이식이 최선의 대안이 될 때에야 간이식을 시행한다. 이식 시기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어 담당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일반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결정하는데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회복할 가능성이다. 간암은 간 기능뿐만 아니라 암을 동시에 고려한다. 김종만 교수는 “간암을 간이식 외 다른 치료법으로 완전히 조절할 수 있는지 평가해 간이식 시기를 정한다”고 했다.

최근 간이식 분야의 가장 큰 발전은 혈액형 부적합 이식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원래 간이식은 수혈이 가능한 혈액형 간에만 시행할 수 있었다. 즉 혈액형이 O형인 기증자는 모든 혈액형에게 줄 수 있고, AB형인 기증자는 AB형에게만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면역학 발달로 환자의 혈액 속에 있는 항체를 걸러내 부적합 혈액형 간의 간이식이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생체 부분 간이식이 연간 20~25%나 늘어났다.

삼성서울병원 간이식팀은 세계 정상급 수준의 복강경 간절제술도 시행하고 있다. 복강경 간절제술은 지름 1~2㎝ 구멍을 4~5개 뚫어 간을 절제한 다음 골반 위쪽에 창상(創傷)을 만들어 간을 꺼내는 수술이다. 복강경 간절제술은 개복 수술보다 고통이 적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고난도 기술이 필요해 쉽게 시도하기 어려워 몇 개 병원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간암 환자를 위한 간절제술의 60% 이상을 복강경 간절제술로 시행해 2,500례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생체 간이식의 간 공여자 수술의 95% 이상을 복강경으로 진행하고 있다. 간이식팀(조재원 김종만 최규성 교수)은 2013년 처음으로 복강경 간 기증자 절제술을 시행한 이래 최근 300례를 넘어섰다. 김종만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이 국내 병원 가운데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섰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간이식팀은 또한 1996년 5월 ‘뇌사자 기증 첫 간이식 수술’을 집도한 후 2001년 ‘국내 최초 무수혈 간이식술’, 2002년 ‘국내 최연소 생체 간이식 수술(생후 3개월)’을 성공하며 국내 간이식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김종만 교수는 “뇌사자 간 기증자가 줄면서 생체 간이식 수술 밖에 할 수 없지만 이전의 기증자는 수술 흉터가 남았지만 복강경 수술을 하면 흔적이 거의 없어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 만족한다”고 했다. 최규성 이식외과 교수는 “생체 간이식은 건강한 가족의 몸에 상처를 남길 수 밖에 없는 수술이라 누구도 겪어보지 않으면 부담감을 헤아릴 수 없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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