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종교지도자 내각교체 요구 후 사임 결정

이라크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전날 하루에만 군경의 강경진압으로 40여명이 사망하는 등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압둘-마흐디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의회에 총리직 사임을 요청하는 공식 공문을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성명에 정확한 사임 시기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이라크 의회는 내달 1일 긴급 회의를 열고 총리 사임의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압둘-마흐디 총리의 사임 결정은 이날 이라크의 이슬람 시아파 최고 종교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가 정부를 비판하며 내각 교체를 요구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알시스타니는 금요대예배에서 폭력 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의회는 정부에 대한 지지를 재고하고 이라크에 이익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는 수도 바그다드에 모인 시위대가 총리의 사임 발표에 춤을 추며 환호했다고 전했다.
압둘-마흐디 총리의 사임 발표로 이라크의 격렬한 반정부 시위와 유혈사태가 진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라크에서는 지난달 1일부터 만성적 실업난과 공공서비스 부실, 정부의 부패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져왔다. 이라크 정부는 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강경 진압에 나섰고, 그 결과 지금까지 시위 참가자 400여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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