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너무 커서 이론상 존재 불가”
대형 별이 초신성으로 폭발하면서 만들어지는 항성 블랙홀은 그간 태양 질량의 20배가 넘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 틀을 깨는 초대형 항성 블랙홀이 관측됐다.
29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류지펑(刘继峰) 국가천문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구로부터 약 1만5,000광년 떨어진 우리은하 안에서 태양 질량의 70배에 달하는 항성 블랙홀 ‘LB-1’를 발견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했다. 류 교수는 “LB-1의 질량은 과학자들이 최대치로 생각해온 것의 두 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하에 흩어져있는 항성 블랙홀은 1억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블랙홀은 보통 주변의 짝별에서 가스를 빼앗을 때 방출되는 X선을 통해 존재가 확인되지만 항성 블랙홀의 경우 항상 X선을 방출하는 건 아니어서 관측에 한계가 있었다. 지금까지 자세히 연구된 항성 블랙홀이 20여개에 불과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류 교수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X선을 추적하지 않고, 망원경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물체를 도는 별을 찾은 것이다. 그 결과 태양 질량의 8배에 달하는 LB-1의 짝별을 찾아내면서 이번 발견에 이르게 됐다. 해당 별은 LB-1 주위를 79일 주기로 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항성진화 관련 모델로는 LB-1과 같은 초대형 항성 블랙홀의 존재를 설명하기가 불가능하다. 대형 별들이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폭발할 때 가스의 상당 부분이 강력한 항성풍에 날아가, 블랙홀이 된다 해도 큰 질량을 가질 수 없는 것으로 돼있기 때문이다. 류 교수는 “이제 이론 물리학자들은 LB-1의 형성을 설명해야 하는 도전에 당면하게 됐다”며 LB-1이 항성 하나의 붕괴로 형성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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