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병 4000여개와 투석기 12대 등 발견
홍콩 경찰이 민주화 시위대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홍콩이공대(이하 이공대)에 대한 봉쇄 작전을 29일 완전 해제했다. 이로써 지난 17일 경찰의 봉쇄 작전으로 촉발된 이공대 사태는 13일만에 마무리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이공대를 전면 봉쇄하고 있던 경찰은 학교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학교 내 잔류 시위대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홍콩 시위대는 지난 13일부터 이공대로 집결했다. 경찰이 이공대에 대한 전면 봉쇄작전을 편 17일 밤부터는 학교를 탈출하려는 시위대와 이를 체포하려는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이 계속돼 왔다. 이 과정에서 1,100여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되거나 투항했다.
이공대 교수들과 의료진 등 100여 명은 경찰의 봉쇄가 풀리기 전인 26, 27일 교내 잔류 중인 시위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작전을 벌였다. 당초 최대 20명의 시위자가 남아 있을 것이란 관측과 달리 단 1명의 여성 시위자만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학교 측의 허락을 받고 28일부터 이틀 간 폭발물 처리반, 정찰팀, 협상팀 등으로 이뤄진 경찰과 소방대, 의료진,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 등을 학교에 투입했다. 그러나 경찰 역시 이틀에 걸친 수색에도 불구하고 이공대 내 잔류 시위자를 찾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24일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친중(親中) 진영에 압승을 거두자, 부담을 느낀 경찰이 잔류 인원들의 퇴로를 슬쩍 열어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이틀 간 수색에서 시위대가 만든 화염병 4,081개와 대형 투석기 12대, 활 12개, 화살 200대, 석궁 12개, 가스통 1,239개, 못 4상자 등을 수거했다. 또 화염병 재료로 쓰인 것으로 보이는 휘발유와 화학물질 588병, 부식성 액체 20ℓ, 유독 물질 80ℓ, 인화성 액체 550ℓ 등도 발견했다. 경찰은 인화성 물질 등은 폭발 위험을 피하기 위해 즉시 제거했으며 나머지 물건은 시위대 기소 과정에서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 수거해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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