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이 자유계약선수(FA)를 골자로 한 제도 개선안을 전면 공개하며 다시 프로야구선수협회에게 공을 건넸다.
핵심은 FA 제도지만 눈여겨볼 대목은 여럿 있다. 외국인선수 출전 확대 방안도 눈에 띈다. KBO 이사회는 내년부터 외국인선수 3명 등록에 3명 출전으로 조항을 변경했다. 아울러 2021년부터는 육성형 외국인선수도 도입하기로 했다. 2019시즌 드러난 리그 경쟁력 저하와 팀 간 전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자신들의 입지와 직결된 선수협회의 반대는 차치하고 수준 높은 경기력에 목마른 야구팬들은 대체로 환영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야구인들도 있다. 당장 바닥에 떨어진 경기력은 어느 정도 향상되겠지만 국내 선수 성장의 토양이 줄어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시선이다. 당장 얼마 전 끝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양현종(KIA), 김광현(SK) 일변도의 선발투수 운용도 용병 선발 의존도가 커져 가는 KBO 리그에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일각에선 “리그 수준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져 있다. 야구 인기가 사는 게 급선무다”라며 용병 확대를 찬성하고 있다.
프로농구는 반대로 외국인선수의 비중을 줄이고 재미를 보고 있다. 기존 2명 보유 2명 부분 동시 출전에서 이번 시즌 2명 보유 매 쿼터 1명 출전으로 축소했다. 5명이 뛰는 농구에서 2명의 용병의 좌지우지하는 ‘용병 놀음’이라는 오명을 벗고 국내 스타를 발굴하자는 취지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KBL(한국농구연맹)은 이번 시즌 28일 현재 75경기에 총 24만7,853명의 관중을 불러모아 지난 시즌 대비 28.3%나 증가해 인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여자농구는 아예 점진적으로 용병을 전면 폐지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했던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은 과거 “국제 대회를 보더라도 외국인선수가 없을 때 성적이 더 좋았다”면서 용병 폐지론을 주장한 바 있다.
야구 용병과 신체 조건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농구 용병의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리그 수준 향상을 위해 용병을 늘리는 게 답인지, 국내 선수를 키우고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줄이는 게 답인지 갑론을박이 계속될 전망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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