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핵 연말 시한 한달 앞…“화염과 분노로 회귀” 우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핵 연말 시한 한달 앞…“화염과 분노로 회귀” 우려

입력
2019.11.29 16:38
수정
2019.11.29 18:54
6면
0 0

국무부 “비핵화 위한 실질 협상 복귀하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하에 초대형 방사포 연발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2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중앙통신 홈페이지가 공개한 사진으로, 차륜형 이동식발사대(TEL) 위 4개의 발사관 중 1개에서 발사체가 화염을 뿜으며 치솟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하에 초대형 방사포 연발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2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중앙통신 홈페이지가 공개한 사진으로, 차륜형 이동식발사대(TEL) 위 4개의 발사관 중 1개에서 발사체가 화염을 뿜으며 치솟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28일(현지시간)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와 관련해 도발을 피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의무를 준수하라고 경고하면서 비핵화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대화 ‘연말 시한’이 코앞에 닥치면서 미국 내에선 시의적절한 협상 동력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대화 정국 이전의 ‘화염과 분노’의 시대로 회귀할 것이란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발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국일보 질의에 “우리는 북한에 도발을 피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의무를 준수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28일(한국시간) 오후 4시59분쯤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했다.

국무부는 북한 발사 직후“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관한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다. 상황을 계속 주시하며 역내 동맹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다소 원론적 반응을 내놓았다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에둘러 지적하며 경고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올해만 13번이다. 특히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빈도가 늘고 있는데, 하노이 회담(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북한이 일방적으로 제시한 연말 시한이 임박한 데 따른 시위성 도발이다. 올해 안으로 미국이 경제제재 이완 해법을 들고 나오지 않을 경우 예전의 대결 정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경고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은 이날 매우 흡사한 제목의 보도를 통해 미국 전문가 그룹의 우려감을 나타냈다. NYT는 ‘트럼프의 대북 외교 마감 임박 (Time Is Running Out for Trump’s North Korean Diplomacy), AP통신은 ‘미국의 북핵 데드라인 임박(Time running out on North Korea’s deadline to US on nukes)’이라고 각각 제목을 뽑았다. AP는 스티븐 나지 국제기독교대학 교수의 분석을 인용해 “내년이 되면 미국과 타협을 이룰 수 있는 전략적 창구가 빠르게 닫힐 것”이라며 대북제재 역시 영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협상을 포기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겐 가장 큰 고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북미가 서로 전쟁 운운했던 2017년의 화염과 분노의 시대로 다시 회귀할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정보 분석관은 NYT를 통해 “미국은 현재 활화산 위에 있다”며 “한반도 상황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뒷걸음칠 시간이 없다”고 진단했다. 내년에 들어서 협상에 임하려 할 땐 이미 늦은 것은 물론 북한 도발과 대북제재가 경쟁하는 대결 국면이 더욱 고착화할 것이란 뜻이다.

이 같은 우려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이 엉뚱한 데로 갔다는 지적도 공공연하다. 내년 미국의 대선 정국에서 앞세울 ‘외교 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실패했던 북한 비핵화보다 한미방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등 경제적 성과를 택한 게 아니냐는 관측에서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한반도 위기로 나아가고 있다. 정부는 준비가 안 됐다(We’re headed for a crisis on the Korean Peninsula. The administration isn’t ready)’는 제목의 칼럼에서 “북한은 올해 말 핵 협상을 중단하고 긴장 수위를 높이는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라며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거대한 도전에 준비가 돼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동맹인 한국에 50억달러에 가까운 분담금을 요구했다”라며 “이를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의 기술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모욕이었다”고 밝혔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