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시 몸에 열 올랐다 급격히 떨어지는데 인지 못해 위험”
갑작스러운 추위에 신체 적응 못 해… 12월 초 ‘한랭질환’ 위험
흔히 술을 마시면 몸이 따뜻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추위를 느끼지 못해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저체온증, 동상 등 한랭질환자 10명 중 3명이 음주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본은 초겨울에 신체가 추위에 적응되지 못해 약한 추위에도 한랭질환 위험이 크므로 12월 첫 추위와 기습추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입히는 질환으로, 저체온증, 동상, 동창(피부가 추위에 노출돼 갈라짐, 가려움, 화끈거림 등 증상) 등이 대표적이다. 대처가 미흡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본의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로 접수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말까지 발생한 한랭질환 환자 404명 중 10명이 사망했다.
한랭질환은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했다. 전체 환자 404명 중 177명(44%)이 65세 이상 노년층으로 고령일수록 저체온증과 같은 중증 한랭질환에 많이 걸렸다.
발생장소는 ‘길가나 집 주변 등 실외’가 312명(77%)으로 가장 많았다. 발생시간은 시간대에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고 기온이 급감하는 새벽과 아침(0시~9시)에 163명(40%)의 환자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한랭질환자 10명 중 3명 이상(34%)은 음주 상태였다. 질본 측은 “술을 마시면 신체에 열이 올랐다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지만 추위를 인지하지 못해 위험할 수 있어 겨울철에는 과음을 피하고 절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랭질환은 건강수칙을 잘 지키면 예방이 가능하다. 질본 측은 “외출 전 날씨정보(체감온도 등)를 확인하고 추운 날씨에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야 한다”며 “외출 시에는 얇은 옷을 겹쳐 입고, 장갑, 목도리, 마스크 등을 착용해야 한랭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질본 측은 “심뇌혈관 질환자, 당뇨병 환자, 고혈압 환자 등은 급격히 온도가 떨어지면 혈압이 상승하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지 않게 주의하고 무리한 신체운동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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