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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김기현 하명수사 주장은 무책임한 정치공세”

입력
2019.11.2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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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당시 울산경찰청장, 의혹에 조목조목 반박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29일 오전 대전 둔산동 대전경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29일 오전 대전 둔산동 대전경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통령 측근을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상대 후보인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근 비리를 수사하게 했다는 ‘하명수사’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수사를 총지휘했던 황운하 대전경찰청장(당시 울산경찰청장)은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황 청장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하명수사라면 시킨 사람이 있고, 받아서 실행한 사람이 있어야 되는데 수사를 한 울산경찰은 (김 전 울산시장) 첩보가 청와대에서 생산됐다는 것을 어제 언론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울산경찰이 모르는 하명수사가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황 청장은 김 전 울산시장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6개 팀 중 4개 팀을 동원해 먼지털기식 수사를 했다는 주장을 문제 삼았다. 그는 “2017년 8월경 울산경찰청에 부임해 토착비리 척결을 역점업무로 보고 지능범죄수사대를 두 배로 늘렸다”며 “누구든지 토착비리 대상이 되면 여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수사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전 울산시장을 타깃(표적)으로 했다는 건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고 부인했다.

수사 과정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고 황 청장은 주장했다. 황 청장에 따르면 자신이 부임하기 전 이미 울산시청, 울산 북구청 공무원들이 여러 가지 비리를 저지르고, 아파트 건설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진정과 고발이 있어 내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 와중에 2017년 12월 말 경찰청 본청에서 김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 비위 첩보가 접수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김 전 울산시장 측에서는 황 청장이 기존 수사팀을 교체한 이유가 억지 수사를 끌고 가려는 의도라고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황 청장은 “김 전 울산시장 동생이 30억원을 수수하기로 한 용역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주된 수사내용인데, 허위 보고가 됐다. 왜 이걸 덮으려고 하느냐, 지역 토호들과 지역에 오래 근무한 수사관과의 유착이 의심돼 교체한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울산시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날이 김 전 울산시장이 자유한국당 차기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된 지난해 3월 16일이기 때문에 김 전 울산시장 낙선을 위한 것 아니냐는 주장 역시 터무니 없다고 황 청장은 맞받아쳤다. 그는 “압수수색은 2월 말쯤부터 영장을 신청해 보완 과정을 거쳐가면서 그 때 발부되고 집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청장은 울산경찰청의 수사 과정 보고가 경찰청을 거쳐 청와대로 올라간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는 “(김 전 울산시장 수사가) 언론에 보도되고 정치쟁점화 돼 있는데 청와대가 모르고 있어서 되겠느냐”며 “경찰청은 정부 일개 부처인데 쟁점 이슈, 그에 따른 수사 진행상황 등을 청와대에 보고하는 게 너무 당연한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울산경찰청 수사과에서 저를 거치지 않고 경찰청 수사국을 거쳐 청와대로 보고된 것으로 안다. 울산경찰청장이 수사 과정을 일일이 보고받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황 청장은 오히려 화살을 검찰로 돌렸다. 이 사건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자신을 직권남용, 공직자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게 지난해 3월인데 1년 8개월을 끌고 오다가 최근 본격 수사에 착수한 대목이 불순한 의도라는 주장이다. 그는 “고발된 내용으로 아무 것도 수사할 게 없었다고 본다. 그런데 뭔가 엮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며 “경찰을 공격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이 김 전 울산시장 관련 비위를 무혐의 처분한 것을 두고 “경찰이 제시한 충분한 증거를 검찰이 무시했다”며 “충분한 증거를 제시해도 검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사건을 덮어버리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과 같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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