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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PD “작가와 이야기하다 눈물 둑 터지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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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PD “작가와 이야기하다 눈물 둑 터지곤 해”

입력
2019.11.2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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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훈 KBS2 '동백꽃 필 무렵' PD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BS 제공
차영훈 KBS2 '동백꽃 필 무렵' PD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BS 제공

이쯤 되면 차영훈 KBS PD를 스타 연출가라 부를 만하다. 2012년 KBS2 ‘각시탈’을 시작으로 ‘조선총잡이’(2014), ‘함부로 애틋하게’(2016) 등 연출한 드라마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작품성도 인정을 받았다. 21일 종방한 ‘동백꽃 필 무렵(동백꽃)’으로 정점을 찍었다. 시청률이 20%를 넘었고, 모처럼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드라마라는 호평도 받았다. 주인공 동백으로 출연한 공효진은 “강하늘만큼 선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차 PD를 소개했다.

차 PD는 종방 축하연에서 눈물을 쏟을 정도로 ‘동백꽃’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높은 인기만큼 문제도 있었다. 2015년 마산역 사거리 사고 보도영상을 피해자 동의 없이 사용했다는 지적부터, 스태프 근로계약서 미작성 문제까지 불거졌다.

‘동백꽃’은 차 PD와 임상춘 작가의 협업이 돋보이는 드라마다. 두 사람은 2016년 ‘백희가 돌아왔다’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급작스럽게 편성된 4부작이었으나, 드라마 마니아 사이에선 호평을 받았다. 차 PD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편견에 갇힌 한 사람의 성장담’이라는 시놉시스 첫 줄이 ‘동백꽃’ 이야기의 시작이었다”며 “둘이 통화하며 우는 경우가 많았을 정도로 서로 눈물 둑이 무너진 거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야기가 좋아서 TV보다는 라디오 드라마로 전달하는 게 좋겠단 말을 배우들과 농담처럼 했다”고 덧붙였다.

지상파 방송 드라마 위기 속 선전이란 점에서 ‘동백꽃’은 의미 깊다. 다매체 시대에 TV는 점차 외면을 받는 현실이다. 특히 좋은 대본은 지상파 방송보다 케이블과 종합편성(종편)채널에 돌아가는 상황이다. 차 PD는 “드라마에 본령에 가까울수록 좋은 작품이라 생각하고, 지상파 방송 위기 극복도 그곳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드라마가 물론 자본의 논리로 움직이지만, 큰 제작비를 투입하지 않더라도 공영방송 가치를 구현하며 시청자 감동을 줄 수 있는 강소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해법”이라고 밝혔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촬영을 시작한 것 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차 PD는 “주당 근로시간이나 휴식시간 보장 등 여러 면에서 모범적이었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장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드라마 현장에 주52시간이 안착되기 위해선 촬영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전제작 드라마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14일 ‘동백꽃’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와 촬영 환경 개선을 위한 노사 협약서를 작성했다.

차 PD는 마산역 사거리 사고 보도영상에 대해선 “평범하고 소소한 영웅들의 작은 선의가 모여 만드는 기적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사고 당사자 마음까지 헤아리지 못한 점은 죄송하고 유감”이라며 “또 다른 피해가 없도록 고민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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