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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ㆍ고려대 ‘발등의 불’... 정시 비중 2년내 2배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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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ㆍ고려대 ‘발등의 불’... 정시 비중 2년내 2배 높여야

입력
2019.11.28 18:26
수정
2019.11.28 21: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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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입제도 개편안… 정시 40% 확대 카드

교육계 “퇴행적 결정” 학부모 “50% 이상 늘려야”

교육부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2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정시를 50% 이상으로 확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2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정시를 50% 이상으로 확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뉴스1

28일 발표된 대입제도 개편안에 따라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시험을 치르는 2023학년도부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정시의 영향력이 대폭 확대된다. 교육부 방침에 맞춰 서울대, 고려대와 같이 정시 선발 비율이 20%안팎인 대학들은 앞으로 2년 내에 20%포인트가량 정시를 늘려야 한다.

교육부가 이날 정시 확대를 권고한 곳은 일명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포함한 모두 16개 대학이다. 서울대,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동국대, 건국대, 연세대, 광운대, 숙명여대, 한양대, 중앙대, 고려대, 숭실대, 서울여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가 대상이다. 교육부는 정성평가 위주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논술전형 모집정원이 전체의 45% 이상인 학교를 기준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16개 대학의 학종 모집정원은 평균 45.6%인 반면 정시는 29.0% 수준에 그친다.

◇서울대, 고려대 20%포인트 이상 늘려야

16개 대학 중 정시를 가장 많이 늘려야 하는 대학은 서울대와 고려대다. 고려대는 정시 비율이 18.4%(2021학년도 기준), 서울대는 21.9%다. 따라서 두 대학은 2023학년도 대입까지 최소 20%포인트 이상 정시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서울대는 정시로 지금보다 608명이 늘어난 1,344명을, 고려대는 899명이 증가한 1,667명을 뽑게 된다. 정시선발 인원 비중을 현재의 2배로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16개 대학이 정시를 40%로 확대하는 2023학년도에는 정시 모집정원이 2만412명으로 1만4,787명(2021학년도 기준)보다 5,625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작권 한국일보]서울16개 대학 학종과 정시 선발 비율. 강준구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서울16개 대학 학종과 정시 선발 비율. 강준구 기자

교육 현장에선 정부의 권고안은 40%지만, 수시 이월 인원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45%까지 정시가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16개 대학의 수시 이월 인원 평균은 2017학년도 3.9%, 2018학년도 4.0%, 2019학년도 3.0%으로 3개년도 평균 3.6%다. 지난해 국가교육회의의 대입개편 공론화위원회에서도 정시를 45% 이상으로 확대하는 안이 시민참여단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었다.

반면 정시 확대의 여파로 여러 대학에서 상대적으로 학종 모집정원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가급적 사교육 유발 효과가 큰 ‘논술전형’과 ‘어학ㆍ글로벌 등 특기자전형’ 폐지를 유도해 해당 인원을 정시로 돌린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서울대만 하더라도 대입을 학종(78.1%)과 정시(21.9%) 두 전형으로 운영하고 있어, 정시 확대를 위해선 학종 축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로드맵에 따르면 정시 40% 달성 시기는 2023학년도다. 하지만 대학들은 당장 2022학년부터 정부의 정시 확대 권고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데다, 교육부도 ‘조기 확대’를 대학에 독려할 계획이다. 김규태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이날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37%다, 35%다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2022학년도까지 단기간에 정시를 40%로 확대할 수 있도록 대학에 적극적으로 협조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2023학년도부터는 ‘정시 40% 이상 선발’을 정부 재정지원사업인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의 참여 자격 요건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교육계 “퇴행적 결정” vs 학부모 “50%로 늘려야” 양 쪽 다 불만

정시 확대 결정이 ‘잠자는 교실’을 만들 것이라며 우려를 표해 온 교원단체들은 이날 비판 성명을 쏟아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6개 대학에 국한한다고 하나 주요 대학이 대부분 포함돼 실제 파급효과가 절대적”이라며 “토론과 협력의 학교 문화를 만들어 온 소중한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퇴행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정시 확대는 전형 간 균형 차원에서 공감한다”면서도 “대입제도를 공정성에만 입각해 재단함으로써 학종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학생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시 비율 50%를 요구해 왔던 학부모단체 등은 이번 정부 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었다.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늬와 말로만 정시 확대일 뿐”이라며 “학종의 폐단을 인정한다면 학종을 폐지하고, 자유한국당 당론대로 정시를 5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인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도 기자회견에서 “정시는 이번에 50%까지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80% 이상으로 늘려야 했다”고 주장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이런 비판들에 대해 “정시 상향이 고교 교육과정에 영향을 많이 미쳐서 우려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학생이 학생부교과전형ㆍ학종ㆍ수능 중에 선택할 수 있도록 적정한 비율과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국민과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한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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