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금융’을 표방하는 기업은행의 사회공헌 활동은 소상공인과의 상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순히 자금을 공급하는 은행의 소극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의 경제 주체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애로사항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런 취지의 대표 사업은 ‘IBK희망디자인’이다. 기업은행 디자인경영팀 직원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영세 소상공인들의 간판과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디자인해주는 사업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39곳의 가게들이 새 단장을 했다.
지난 9월에는 서울 중구 염천교 수제화거리에 있는 수제화 판매점과 신발 제작소 등 45곳의 간판과 차양을 산뜻하게 교체했다. 지난해까지는 개별 점포를 선정해 지원해 왔는데 올해는 소상공인이 밀집한 ‘특화 거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지원 구조를 바꿨다. 거리 전체의 풍경을 바꿈으로써 상권 활성화는 물론 도시재생 기능까지 도모하겠다는 뜻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염천교 수제화거리가 선정된 이유에 대해 “이 거리는 1925년에 조성된 최초의 수제화 유통단지로, 지난 13년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는 등 역사ㆍ문화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이곳에서 수제화를 직접 구입하면서 수제화거리의 새 출발을 응원하기도 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소상공인 지원을 목적으로 서울 을지로 일대의 대표 맛집을 소개하는 ‘IBK사거리 맛지도’를 제작 배포해 직장인들의 호평을 받았다. IBK사거리 맛지도는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 근무하는 직원 약 500명의 추천을 받아 엄선된 을지로의 맛집 33곳을 소개하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서민들을 위해 한끼 1만원 이하로 먹을 수 있는 곳들을 골랐다. 맛지도에는 상호와 연락처, 추천메뉴, 가격 외에도 IBK사거리에서의 도보 거리와 식당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직원들의 추천사도 담겨있다.
기업은행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지난해 9월 전국 전통시장의 화재감지시설 지원 사업에 1억1,0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화재 신호를 소방서로 자동 통보하는 화재감지기와 폐쇄회로(CC)TV 등을 전통시장 점포에 설치해주는 사업으로 설치 비용의 70%를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나머지 30%를 지원해 수원, 대구, 군산 등에 소재한 전통시장 13곳의 1,154개 점포 화재시설을 새롭게 마련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소상인들이 평생 일군 삶의 터전이 화재로 인해 한순간에 사라지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후원을 결정했다”며 “기업은행의 참여를 계기로 민간 부문의 지원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일ㆍ가정 양립 환경’ 조성을 위해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공동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2017년 9월 금융권 최초로 근로복지공단과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공동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기로 협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 인천 남동공단에서 금융권 최초 중소기업 근로자 전용 어린이집인 ‘IBK 남동사랑 어린이집’을 개원했고 올해 3월에는 구미공단에 두 번째 어린이집인 ‘IBK 구미사랑 어린이집’의 문을 열었다.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만을 위한 공동직장어린이집은 기업은행과 근로복지공단, 해당 지자체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은행 점포의 유휴공간을 무상 제공하고, 설치비와 운영비 일부를 지원했다. 어린이집 운영에는 남동공단 소재 31개 중소기업, 구미공단 소재 34개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이들 어린이집은 컨소시엄 소속 중소기업의 근로자 자녀라면 누구나 입원 가능하고, 중소기업 근로자의 근무 특성을 고려해 밤 9시30분까지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IBK 구미사랑 어린이집’은 입학비, 특별활동비 등 교육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조만간 어린이집 한 곳을 추가 설립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일ㆍ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저출산 문제 해결 등을 도와 중소기업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기업은행은 지난 4월 강원 동해안에 발생한 화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과 기업을 지원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기업은행은 산불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1,2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화재를 입은 중소기업엔 1,000억원 규모의 특별자금을 공급했다.
산불 피해 고객에게는 200억원 규모의 긴급생계안정자금을 최장 15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지원했다. 피해 가구당 3,000만원 한도였는데 대출금리를 통상적인 수준보다 최대 1%포인트 낮춰줬다. 기업의 경우 운전자금과 시설물 피해 복구 자금을 3억원까지 지원하고, 대출금리를 최대 1%포인트까지 감면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가적 차원의 손길이 필요한 재난 재해가 발생하면 금융 지원은 물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역경제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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