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신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시즌’을 내놓는다. 넷플릭스가 선점한 시장에 애플, 디즈니까지 도전장을 내밀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토종 OTT 업체들은 타사와 협력하는 연합작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KT는 파트너를 잡기 보다는 시청자의 표정을 보고 감정을 읽어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앞세운 기능 차별화를 택했다. 지상파와 손잡은 SK텔레콤의 ‘웨이브’, CJ ENMㆍJTBCㆍ넷플릭스 삼각동맹에 KT의 ‘시즌’이 도전하며 국내 OTT 시장은 ‘3파전’을 형성할 전망이다.
KT는 모바일에서도 영상 콘텐츠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화질, 음향 등 영상 품질을 강화하고, 기분이나 환경에 따라 최적의 콘텐츠를 추천하는 개인화 기능을 도입한 새 OTT ‘시즌’을 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기존 OTT는 주로 시청 이력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데, ‘시즌’에는 표정을 읽어 기분을 파악하는 ‘내 감정을 읽는 스캐너 검색’ 기능이 포함됐다. 스캐너 검색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안면을 인식한 뒤 얼굴의 106개 지점을 기준으로 근육의 움직임을 읽어낸다. 이를 통해 기쁨, 슬픔, 화남 등 5가지 감정 중 가까운 것을 찾아내 추천에 반영한다. 요일ㆍ시간대ㆍ날씨 등에 어울리는 콘텐츠 추천도 가능하다.
‘시즌’은 주요 최신 영화를 초고화질(UHD)로 제공한다. 소리 최적화 기술인 ‘슈퍼 사운드’가 적용돼 영화, 스포츠, 음악 등 장르에 어울리는 효과를 선택할 수 있으며, KT 그룹에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 중인 지니뮤직과도 연동돼 영화를 보면서 주제곡이나 배경음악을 앱 안에서 바로 감상할 수도 있다.

자체제작(오리지널) 콘텐츠 확대를 위해 특정 사업자와 긴밀한 협업을 하는 경쟁 OTT와 달리 KT는 개방형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 ‘시즌’에서는 지상파와 CJ 계열 콘텐츠를 모두 감상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한다. 웨이브는 지상파와 SK텔레콤의 자금력으로 제작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지만, CJ계열 콘텐츠는 볼 수 없다. 반대로 CJ ENM의 ‘티빙’에는 지상파가 빠져 있다. 대신 CJ ENM은 JTBC와의 OTT 통합과 넷플릭스와의 공동 제작 및 글로벌 유통을 준비 중이다.
김훈배 KT 뉴미디어사업단장은 “’시즌’은 다양한 사업자들에게 문을 열어, 시청자가 콘텐츠를 보려고 다른 OTT로 옮겨갈 필요가 없다는 게 강점”이라며 “KT는 820만명의 인터넷(IP)TV 가입자를 확보한 유료방송 1위 사업자로, 배타적 독점 서비스보다는 개방적 콘텐츠 수급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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