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민주당 의원, SNS서 나 원내대표ㆍ한국당 비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미국에 내년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 측의 해명에도 이 의원은 “한국당에 유리한 총선 지형을 위해 미국에 명백하게 간청한 것”이라고 공격을 늦추지 않았다.
이 의원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신의 ‘활약상’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자랑하다가 들통났다”며 “한국당 선거 승리를 위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행 속도가 조정돼야 한다는 믿기 힘든 발상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외교 대화에서 ‘우려를 전달했다’는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뜻이고, ‘정중하게 요청했다’는 ‘절절하게 부탁하고 분명하게 요구했다’는 뜻”이라며 “이런 대화 룰은 당사자들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완곡하게 일반론적 이야기를 했다지만, 그것은 변명거리도 안 된다”며 “미국은 분명하고 단호한 반대 의견으로 ‘접수’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평화 프로세스를 늦춰서라도 ‘북미 정상회담은 21대 총선 직전에는 절대로 하지 말아달라’고 명백히 촉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한국 선거에 초점을 맞춘 데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 당사자는 미국이다. 미국 측 인사를 만나서 북미 정상회담의 정치적 이용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에 북미 정상회담이 이용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내용이 주가 돼야 한다”며 “미국 백악관이나 공화당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 못하고 한국 총선 영향을 운운한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고, 비굴하다”고 말했다.
또 “최소한의 민족의식을 가진 정당이라면 대북 무력전쟁 불가피론을 주장하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같은 인물에게 부탁할 것이 아니라 경계하고 항의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정당이라면 볼턴 같은 인물을 파트너로 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법 방해는 정치를 망치지만 평화 방해는 나라를 망친다”며 “그래서 국민이 한반도 평화보다 자당 선거 전략을 더 우위에 놓는 발상을 거리낌 없이 하는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에게 ‘대한민국 국민이냐’, ‘대한민국 정당이 맞냐’고 묻게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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