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 관련 상품 예약 판매부터 불티
위계ㆍ성별 따지지 않는 ‘사이다’ 발언 2030 호응
EBS 인기 캐릭터 ‘펭수’의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가 구독자 100만명을 달성했다. 유튜브 개설 7개월 만에 이른바 ‘직통령’(직장인+대통령)으로 부상한 펭수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EBS는 지난 4월 개설한 자이언트 펭TV가 27일 구독자 100만명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펭수는 나이 10세, 키 210㎝에 재치 넘치는 입담을 가진 펭귄 캐릭터다. EBS 크리에이터 오디션을 통해 발탁돼 4월 유튜브와 EBS 채널에서 데뷔했다.
유튜브 방송의 주 구독자는 2030세대다. EBS에 따르면 전체 시청자 연령층은 만 18~24세 24.6%, 만 25~34세 40.2%, 만 35~44세 21.8%, 만 45~54세 7.8%로 드러났다. 성별로는 여성 65.1%, 남성 34.9%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이들에게 호응이 큰 만큼 인기 비결도 남다르다.
EBS 연습생을 표방하는 펭수는 조직, 권력 면에서 약자지만 위계서열을 따지지 않으며, 성별도 구분하지 않는다. 그는 김명중 EBS 사장의 이름을 존칭 없이 부르거나, 군기를 잡겠다고 잔소리를 퍼붓는 EBS 선배 캐릭터 ‘뚝딱이’의 말도 시원하게 받아 친다. “여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에는 “여자친구도 남자친구도 없다. 이상형은 나 자신”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는 식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펭수는 조직생활을 하는 2030세대에게 수평적인 사고방식으로 공감을 산다”며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금기시되는 언행을 보여줄 때 젊은이들이 통쾌함을 느끼는 듯하다”고 밝혔다. 펭수가 현실의 억압적인 조직 환경에서 시도하지 못하는 언행을 대신 해주면서 대중이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슬예나 PD는 “(펭수는) 솔직하고 자기표현이 강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소통한다”고 설명했다. 또 “펭수는 솔직하고 권위와 사회적 편견에 자유로우면서, 타인을 비난하거나 조롱하지 않는 선한 웃음을 전해야 한다”며 “펭수와 제작진이 기획ㆍ구성ㆍ연출을 함께 하며 이 전제 조건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구독자 100만 돌파 소식에 누리꾼들도 저마다 인기 비결을 분석하고 나섰다. 누리꾼들은 “시대와 사람에 공감하는 눈이 있다”(ch****) “목소리, 말투, 유행어 등이 기존 EBS 캐릭터와 다르고 정체성이 확실하다”(tj****) “아이처럼 귀여운 모습으로 동심을 자아내고, 때로는 친구처럼 우릴 위로해준다”(db****)고 평했다.
EBS는 펭수의 인기를 발판 삼아 수익 사업을 확장하고 나섰다. 다음달부터 펭수 관련 굿즈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12월에는 에세이 다이어리, 봉제인형, 문구용품, 티셔츠 등이, 내년 1월에는 사무용품과 모바일 케이스, 에어팟 케이스, 귀마개, 무릎담요 등이 판매된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한 ‘펭수 다이어리’의 경우 분당 56권의 속도로 팔려 나가고 있다.
구독자 100만 기념 이벤트도 진행된다. 28일 오후 7시 유튜브 채널에서 개그맨 박지선이 진행을 맡고 특별 게스트가 출연하는 라이브 방송이 공개된다. 펭수는 “구독자 10만명 때는 날 뻔했는데, 이번에는 살짝 날았던 것 같다”며 “이게 다 팬 분들과 제 덕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사랑하고 고맙다”며 너스레를 잊지 않았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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