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으로 부담감도 많고 책임감도 크다 보니 그게 터졌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오히려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배우 김혜윤이 힘들었던 촬영 비하인드를 꺼냈다.
김혜윤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종영 인터뷰에서 초반 촬영 당시, 병원을 다니며 이른바 ‘링거 투혼’을 불살랐던 이야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앞서 본지가 보도했던 ‘어하루’ 김상협 PD와의 인터뷰에서 김 PD는 극 초반 촬영 중 김혜윤이 고열 등으로 두 번이나 병원에 다녀와야 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그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던 바 있다.
실제로 ‘어하루’ 초반, 김혜윤은 매 회 전체 분량의 8~90%에 육박하는 대사량을 혼자 소화하며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다. 체력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6부 정도 찍고 있을 때였는데, 제가 1~4부 분량이 꽤 많았어요. 후반에는 하루, 백경이랑 분량이 분배가 돼 있었는데 초반에는 주로 제가 이끌어야 하다 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촬영이 이어질 때가 대부분이라 그게 힘들었죠. 며칠을 그렇게 하다 보니 잠도 못 자고 대사량도 너무 많고, 액션도 너무 많더라고요. 정신적으로 부담감도 크고, 책임감도 못지않은 상황 속에서 그게 복합적으로 터졌던 것 같아요. 두 번 정도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했는데, 스스로에게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더 독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행히 후반부에는 분량도 분배가 됐고요. 무엇보다 옆에서 동료들이 잘 챙겨줘서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항상 배우 복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도 인복이 너무 좋았어요. 다들 너무 좋은 친구들이랑 촬영을 해서. 옆에서 응원해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정말 큰 힘이 됐어요.”
분량과 ‘극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에 대한 부담감도, 다소 생소한 소재에 대한 설득력을 갖춰야 한다는 부담도 컸지만 이 모든 것을 이겨냈던 그는 결국 ‘어하루의 설득력은 김혜윤의 연기’라는 호평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그런 반응이요? 봤어요.(웃음) 너무 좋았어요. 감사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죠. 그런데 저 혼자 한 게 아니라 다 같이 했다고 생각해요. 전작이랑은 또 다른 느낌으로 사랑받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2019년은 김혜윤에게 그 어느 해보다 특별했던 한 해였다. JTBC ‘SKY캐슬’을 화제 속 무사히 마무리 지었고, 이후 수많은 대중의 관심 속 예능 나들이라는 새로운 경험도 했으며 연말은 ‘어하루’와 함께 뿌듯한 마침표를 찍는 데 성공했다.
“김혜윤이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한 해였던 것 같아요. 너무 진부할 수 있지만 정말 진심으로 잊지 못할 것 같아요. 화제성 있는 드라마들을 두 작품이나 할 수 있어서 감사한 한 해였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말 시상식이요? 어휴, 드라마만 봐도 대단하신 분들이 너무 많으셔서 저는 기대하지 않고 있어요. MBC 드라마들이 너무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요. 그래도 베스트 커플상은 받고 싶어요.(웃음) 만약 하루랑 백경이가 남남 커플상을 받게 된다면 저는 무대에 올라가 시상이라도 하겠습니다. 하하”
한편, 김혜윤이 출연한 ‘어쩌다 발견한 하루’은 지난 21일 32회를 끝으로 호평 속 막을 내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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