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윤이 또 한 번 고등학생 역할로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김혜윤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C ‘어쩌다 마주친 하루’(이하 ‘어하루’) 종영 인터뷰에서 전작인 JTBC ‘SKY 캐슬’에 이어 또 한 번 고등학생으로 분하게 된 데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교복을 입는 고등학생 역할도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는 너스레와 함께 입을 열었다.
“하이틴 드라마도 들어오는 시기가 있는 거 아닐까요. 연이어 또래들과 작업을 할 수 있는 게 좋았어요. 주변 분들은 저한테 전작에 이어서 제 직업 환경이 부럽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자꾸 잘생긴 또래 친구들과 같이 작업을 하게 돼서 그런가 봐요.”
김혜윤은 화제 속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던 전작 ‘SKY 캐슬’에서 예서 역으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해당 작품 이후 차기작인 ‘어하루’로 돌아온 건 약 8개월 이후의 일이었다. ‘SKY 캐슬’에 함께 출연했던 다른 배우들이 빠르게 차기작으로 복귀를 알렸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사실 ‘SKY 캐슬’ 이후에 오디션을 봤는데 캐스팅 단계에서 떨어진 작품도 많았어요. 하하. 물론 차기작을 선정하는 데 있어 신중했던 이유도 있었지만요. 그 과정에서 ‘어하루’를 선택했던 이유는 시나리오가 독특하기도 했고, 뻔한 학원물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었어요. 제 눈길을 끄는 끌림이 있었죠. 단오의 캐릭터 소개가 한편으로 공감 되면서 한편으론 멋있더라고요. 엑스트라지만 주인공이 되고 싶어서 노력하는 게 아니라 행복을 찾아서 나서는 모습이 너무 좋고 멋있어 보여서 이 작품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사실 촬영 준비는 6월부터 했는데, 방영이 많이 늦어지긴 했었죠. 그러다보니 ‘SKY 캐슬’ 이후로 8개월이나 지난 뒤에 차기작으로 시청자 분들을 뵙게 됐죠.”
은단오 캐릭터에 공감을 느껴 도전을 결심했다는 김혜윤. 과연 그가 느꼈던 ‘공감’은 어떤 지점이었을까.
“저도 뭔가 단역이라는 시절이 있기도 했고, 배우라는 직업을 떠나서 이야기 하더라도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주인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한 편으로 그럴 때의 생각도 나고. 단역 시절에 주인공 롤을 맡은 친구들을 보면서 부러움도 느꼈던 기억도 났죠. 그렇지만 단오는 단순히 그 자리에 가고 싶다는 생각보다 하나하나 바꿔 나가는 모습이 성숙하고 멋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더 도전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은단오로서의 도전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극 초반, 김혜윤은 매 회 약 80% 가량의 대사량을 혼자서 소화해 내며 역대급 ‘하드캐리’를 선보여야 했다. 만화 속 인물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자아를 깨달은 주인공이자, 쉐도우와 스테이지를 넘나들며 극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은단오의 역할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다수의 배우들과 함께 공동 주연을 맡았던 ‘SKY 캐슬’과 달리 제대로 된 주연은 처음인 데다가, 극 초반 스토리를 혼자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은 생각보다 컸다.
“부담이 컸던 것 같아요. 사실 주연을 처음 해보다 보니까. 예서는 김혜윤이라는 사람을 알릴 수 있었던 작품이라 뜻깊었다면, 단오는 처음으로 주연을 해서 다른 의미로 뜻깊고 기억에 많이 남았던 것 같아요. 주인공을 해보니까 책임감이나 부담이 크더라고요. 사실 주인공이라 부담이 컸던 것보다도, 초반에 극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1, 2화에서 어떻게 해야 시청자 분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라는 부담이었죠. 제 연기로 보시는 분들을 설득시켜야 했으니까요. 이제는 그 부담이 해소 됐냐고요? 글쎄요. 새로운 부담이 생긴 것 같아요.(웃음) 다음 작품에서는 은단오 벗어나기가 숙제 아닐까요. 하하. 다음 작품에서는 제가 또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지가 저도 궁금해요.”
한편, 김혜윤이 주인공 은단오로 활약한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지난 21일 32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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