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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끝내 병원 이송… 한국당 투쟁 수위 높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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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끝내 병원 이송… 한국당 투쟁 수위 높아질 듯

입력
2019.11.28 01:23
수정
2019.11.28 01: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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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투쟁 8일째인 27일 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처치로 심장박동 등은 안정화됐으나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데 대해 한 목소리로 반발한 한국당이 더욱 강경한 자세로 대여 투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11시 3분 청와대 사랑채 인근 단식 농성장에서 실신해 즉각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의 패스트트랙 철회를 주장하며 단식해 왔으나 23일 저녁부터는 아예 거동을 못한 채 임시텐트 형태의 농성장 안에 누워 있었다. 조경태 한국당 최고위원은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말을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옆에 있던 의료진이 심각하다 판단해 대기중이던 구급차를 불러 긴급 후송했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그간 측근들과 소속 의원들의 병원행 권유에도 완강하게 버텨왔다. 이날 오후 농성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도 재차 권했지만 황 대표는 “조금 더 이어가야 한다”며 자리를 뜨는 것을 거부했다. 황 대표는 25일부터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해 단백뇨 증상을 보였다.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며칠째 혈압이 낮았고 심장 기능에도 이상 신호가 있었다”고 전했다.

황 대표 상태가 악화되면서 한국당의 투쟁 수위도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선거법 개정안 부의가 확정되자 의원총회를 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결사 저지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100분 가량 진행된 총회에서 20명 이상 의원이 발언한 가운데, 대부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상정해 협상에 나서는 것은 당의 총선 승패를 떠나 나라를 위해서라도 있어선 안 되는 일”이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영남권 한 의원은 “(선거제) 협상을 하자는 발언이 총회서 한차례 나왔지만 그 외에는 다 강경론이어서 바로 묻혔다”며 “지역구 숫자나 비례대표 연동율 등은 얘기도 못 꺼낼 정도로 상황이 격해졌다”고 전했다.

황 대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을 시작으로 집단 공조단식을 하는 방안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그 외 법안 표결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의원직 총사퇴 카드도 여전히 살아있다.

한국당은 내달 10일 정기국회 종료까지 ‘선(先) 패스트트랙 철회ㆍ후(後) 선거제 논의’를 고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개정안은 패스트트랙 단계부터 절차적 정당성을 잃었으니 이를 철회하면 선거법 개정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전날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부의 연기 요청 공문을 보내며 “선거법 개정안에는 중대한 법률적 하자가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 적용하려면 새 선거법이 내년 1월에는 통과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무의미한 대안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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