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9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과금 유도는 여전히 문제로 지적
‘올해 최대 신작 게임’이라는 기대가 컸던 탓일까.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이 27일 정식 출시되면서 9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흥행 대박’ 조짐을 보였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선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이런 영향으로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일 대비 3.07%(1만6,000원)나 떨어졌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신작 리니지2M은 이날 0시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정식 출시됐다. 리니지2M은 엔씨소프트가 2년여 만에 내놓는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2003년 출시된 PC게임 ‘리니지2’를 모바일로 구현한 작품이다. 사전 예약자 수가 738만명으로 역대 모바일 게임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출시 하루 전 이미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앱 순위 1위에 오른 것도 이런 높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리니지2M은 엔씨소프트가 ‘현존 최고 기술력으로 무장했다’고 자랑할 정도로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이다. 출시 당시 흔치 않았던 3D 그래픽 MMORPG를 선보여 주목 받았던 리니지2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만큼, 4K 초고화질(UHD)급 그래픽이 구현됐다. 1만명 이상 대규모 전투가 가능한 서버와 로딩 없는 움직임이 가능한 ‘심리스 로딩’ 기술도 적용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최고창의력책임자(CCO)는 9월 리니지2M을 공식적으로 소개하며 “단언컨대 앞으로 몇 년 동안 리니지2M을 따라올 수 있는 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니지2M은 전작 ‘리니지M’ 시절부터 문제로 지적됐던 ‘과금 유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리니지2M은 과거 리니지2에 없던 새로운 클래스를 추가하는 등 선택권을 넓혔지만, 게임 도중 다른 클래스로 옮기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뽑기’ 과정을 추가했다. 문제는 뽑기가 확률 기반이다 보니 원하는 클래스를 빠르게 얻기 위해서는 유료 결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전작 리니지M에서도 이런 ‘확률형 아이템’에 도박성이 짙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었다.
총 130개 서버가 운영됐지만 지속적으로 접속 끊김 현상이 발생한 것도 문제다. 기본적으로 올해 출시된 갤럭시S10과 노트10, 아이폰11 시리즈의 기기에서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 고사양 게임인 이유도 있지만, 공식 커뮤니티 등에선 배터리 소모와 발열 등이 심하고 게임이 갑자기 중단되는 등 최적화가 미흡하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다만 모바일 게임 수준을 넘어선 그래픽과 방대한 세계관, 액션과 타격감 등은 이용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퍼플’을 통해 모바일 게임을 PC로 같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퍼플은 모바일과 PC를 자유롭게 오가며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게이밍 플랫폼으로, 이날 동시에 공개됐다.
리니지2M이 현재까지 29개월 연속 매출 순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리니지M을 꺾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평가는 출시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제대로 알 수 있다”며 “리니지M이 출시 첫 날 이용자 수 210만명, 매출 107억원을 기록한 만큼, 리니지2M도 이에 준하는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