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던 소비심리가 석 달 연속 개선되며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주가를 비롯한 경제 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미중 무역갈등 완화 등 대외 여건도 나아질 조짐이 나타나면서 내년엔 경기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보다 2.3포인트 상승한 100.9로 집계됐다. 소비자 체감경기 지표인 CCSI가 장기(2003~18년) 평균치를 뜻하는 기준값 100을 넘은 건 지난 4월(101.6) 이후 7개월 만이다. 내수 부진과 맞물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체로 100을 밑돌던 이 지수는 지난 8월(92.5) 저점을 찍은 뒤 3개월째 상승했다. 한은은 이달 지수 상승 요인으로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 △주가 상승 △국내외 경기 개선 기대를 꼽았다.
6개 CCSI 구성지수 중엔 향후경기전망(+4포인트), 생활형편전망(+2포인트), 가계수입전망(+2포인트) 등 6개월 뒤 상황을 내다보는 전망지수들이 상대적으로 크게 개선됐다. 현재 상황을 진단하는 지수인 현재경기판단은 1포인트 상승했고 현재생활형편은 보합이었다. 비구성지수 중엔 취업기회전망(+3포인트)의 개선 폭이 컸다.
지난 3월부터 상승하고 있는 주택가격전망(120) 지수는 이달에도 5포인트 오르며 정부의 9ㆍ13 부동산 대책 발표 시점인 지난달 9월(128)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분양가상한제 확대까지 동원한 주택가격 억제 정책에도 소비자들은 집값이 계속 오를 걸로 내다보고 있는 셈이다. 6개월 뒤 금리를 예상하는 금리수준전망은 1포인트 하락해 시중금리 하락 기대도 여전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의 사상 최저치(1.7%)를 유지했다. 이 지표는 소비자가 전망하는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치(2.0%)를 상당폭 밑돌고 있다. 최근 1년간의 체감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물가인식도 지난달과 같은 1.8%였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