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든 종부세 고지서에 부동산 커뮤니티 시끌

지난 20일부터 2019년 종합부동산세 납부고지서가 각 가정에 전달되면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이른바 ‘종부세 폭탄’을 둘러싼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종부세 인상폭이 급격히 커진 데 대해 “소득은 그대로인데 집을 가졌다는 이유 만으로 세금 부담만 커졌다”는 비판이 비등한 한편, “집값 상승에 비하면 세금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27일 업계 등에 따르면, 85만여 회원을 둔 한 부동산 온라인 카페에는 최근 종부세 관련 글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고 오고 있다.
“지난해 300만원의 종부세를 냈다가 올해는 900만원짜리 고지서를 받았다”는 한 회원의 하소연에 다른 회원은 “집값이 수억원이나 오르고 있는데, 세금 600만원 추가 정도면 남는 장사 아니냐”면서 “자고 일어나면 뛰는 집값인데 오른 만큼 세금은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종부세 폭탄’ 옹호론을 펼치는 또 다른 회원은 “늘어난 종부세가 짜증 날수는 있지만 집값 인상 폭을 따진다면 일종의 투자금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세금 폭탄을 맞는 것은 억울하다는 의견이 이들 커뮤니티에서는 대체로 다수를 이룬다. 특히 퇴직자 등 고정 소득이 없는 1주택 소유자들은 “대출을 받아 세금을 내야 하냐”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회원은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이 올랐다”면서 “팔 생각도 없는 집값은 누가 올렸는데 이제 와서 세금까지 더 걷어 가냐”고 볼멘 소리를 냈다.
“집값 상승분에 비하면 남는 장사”라는 주장에 또 다른 회원은 “그렇기 때문에 집을 팔 때 상승분만큼 양도세를 더 내는 것 아니냐”면서 “보유하고 있는 동안 엄청난 세금을 걷어갔는데 정작 내가 집을 팔 때 집값이 폭락하면 그때는 걷어간 세금을 돌려주냐”고 맞받아 쳤다.
회원 20만명을 둔 다른 부동산 온라인 카페에는 종부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현실을 지적한 회원도 있다. 정부가 양도세 등 거래세를 크게 늘려서 정작 집을 팔지 못하도록 죄다 막아둔 상태라 차라리 대출을 받아서라도 종부세를 내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집주인이 아니라 세입자가 종부세 폭탄을 맞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회원은 “부동산 세금을 올리면 올릴수록 집주인은 전ㆍ월세를 올려서 이를 회수하려 할 것”이라며 “결국 종부세 때문에 ‘곡 소리’를 내는 건 집주인이 아니라 세입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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