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역 근처 아파트 빌릴게요” 내국인 공유숙박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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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역 근처 아파트 빌릴게요” 내국인 공유숙박이 온다

입력
2019.11.2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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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규제 샌드박스 통과… 한국형 에이비앤비 출현 예고

앱 호출 대형승합택시 등 6건 임시허가ㆍ실증특례 지정

최기영(왼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7차 신기술ㆍ서비스 심의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내국인도 호텔, 모텔 등 숙박업소 대신 일반 주택을 빌려 숙소로 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에어비앤비’가 전 세계로 무대를 확장하면서 집의 남는 공간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 쓰며 경제적 이익도 얻는 ‘공유숙박’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았지만, 한국에서 한국인에게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현행법에 어긋난다. 사용료를 받고 가정집을 빌려줄 수 있는 대상을 외국인으로 제한한 규제 때문이다. 정부가 이를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일시적으로 풀기로 했다. 내국인도 합법적으로 이용 가능한 한국형 에어비앤비 서비스가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제7차 신기술ㆍ서비스 심의위원회를 열어 ‘서울 지하철역 중심 내ㆍ외국인 공유숙박 서비스’, ‘수요응답 기반 커뮤니티형 대형승합택시’ 등 총 6건을 임시허가ㆍ실증특례 대상으로 지정했다. 관련 법령이 없거나 규제 등으로 출시가 어려운 서비스를 일시적, 제한적으로 허용해 준다는 뜻이다.

그 동안 국내 공유숙박 서비스는 내ㆍ외국인 차별 문제가 꾸준히 지적됐다. 도시 내 가정집을 공유하는 것은 관광진흥법상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으로 분류돼 외국인만 손님으로 받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규정은 중국 관광객이 폭증했던 2011년 신설됐는데, 최근 전세계 공유경제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뿐더러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란 비판도 나왔다. 2014년 국내에 진출한 에어비앤비는 내국인도 이용하고 있는데 단속인력 등의 한계 때문에 이를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에어비앤비 이용 고객 294만명 중 69%(202만명)가 내국인이었다.

정부도 연중 180일까지 내국인 대상 숙박 제공을 허용하는 ‘내국인 대상 도시민박업’ 허용 방안을 지난 1월 내놨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 계류 중이라 제도화되지 못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한 것이다.

공유숙박 플랫폼 개념도 및 내국인 대상 서비스 주요 조건. 그래픽=강준구 기자

이 서비스를 신청한 공유숙박 플랫폼은 ‘위홈’이다. 서울 지하철역 인근 일반주택을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에게도 숙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고 제한된 범위 안에서 받아들여졌다. 심의위는 숙소 제공 호스트를 4,000명으로 한정해 서울 1~9호선 지하철역 반경 1㎞ 이내에서 호스트가 반드시 거주하는 조건을 달아 연 180일 이내 숙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위홈 측이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갖춘 후 사업을 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실증특례라 운영 기간은 2년으로 제한되지만 제도 개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내국인만 180일로 영업을 제한하는 건 기존 제도에 또 다른 규제가 생기는 것이라 혼란이 우려되는 측면도 있지만, 이번 결정이 앞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심의를 통해 현대자동차와 KST모빌리티가 신청한 대도시 내 대형승합택시(12인승) 합승 서비스도 실증특례를 부여 받았다. 반경 2㎞ 내외 서비스 지역에서 이용자가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면 대형승합택시가 실시간 최적 경로로 운행하면서 승객들을 태워 이동하는 서비스다.

택시 합승은 불법이지만 심의위는 서울 은평구에서 최대 1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6대에 한정해 3개월간 운영할 수 있는 1단계 실증을 허용했다.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적용 지역과 고객 수, 차량 수 등을 결정해 2단계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1단계 실증은 내년 상반기 중 미니버스인 ‘쏠라티’ 개조차로 무료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 7월 심야 시간 이동경로가 비슷한 탑승객의 동승을 허용하는 ‘반반택시’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는데, 이번 서비스는 동네에서 단거리로 이동하는 수요를 겨냥한 게 차이점이다.

이 밖에도 심의위는 △직접 고용 기반 가사서비스 제공 플랫폼(홈스토리생활) △행정ㆍ공공기관 고지서 모바일 전자고지(네이버 등) △GPS 기반 택시 앱미터기(우버코리아) △이동형 가상현실 승마 체험 트럭(스크린승마) 등에 임시허가ㆍ실증특례를 부여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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