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재현이 구혜선과의 이혼 공방 이후 첫 공식 석상 나들이를 잘 마무리했다. 상당히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자신을 향한 수많은 시선들을 피하는 대신 담담한 태도로 진심을 전했다.
27일 오전 서울 마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MBC 새 수목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안재현을 비롯해 배우 오연서·김슬기·구원·오진석 감독 등이 참석했다.
이날 무엇보다 화제를 모은 것은 안재현의 참석 소식이었다. 아내인 구혜선이 지난 8월 SNS로 두 사람의 불화를 알리면서 사생활 폭로전은 시작됐고, 당사자였던 그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안재현은 단 한차례 자신의 SNS에 해명글을 게재한 바 있지만, 이후에는 개인적인 입장 표명 없이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일부 시청자들은 사생활 논란을 빚은 안재현이 MBC ‘하자있는 인간들’ 남자 주인공에서 하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지도 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안재현의 하차 없이 촬영을 강행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구혜선은 안재현의 외도 상대로 ‘하자있는 인간들’에 출연 중인 여배우를 의심하는 듯한 내용의 추가 폭로를 이어가며 파문을 일으켰다. 함께 출연중이던 오연서와 김슬기는 구혜선의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고, 오연서는 구혜선을 상대로 명예훼손 고소 의사를 밝혔다.
지난 9월 안재현과 구혜선이 법원에 이혼 소장을 접수, 정식으로 이혼 소송을 시작하며 현재 끝 모르던 폭로전은 일단락 된 모양새다. 다만 구혜선이 현재 자신의 SNS를 통해 빈번하게 일상을 공개하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안재현은 최근까지도 큰 일상 공개 없이 드라마 촬영에만 집중해 왔다.
때문에 두 사람의 이혼 공방 이후 첫 공식석상이었던 이날 제작발표회는 어느 때 보다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남자주인공으로서 제작발표회에 참석하지 않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현재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알기에 쉽지 않았을 자리다. 하지만 그는 이날 현장에 참석을 알리며 첫 방송 전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향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날 포토타임에서 쑥스러운 듯 긴장 가득한 미소와 함께 등장한 안재현은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담담하게 자신이 맡은 역할을 설명하며 인사를 건넸다.
이후 “이혼 소송 이후 첫 공식석상에 나선 심경”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고, 안재현은 예상했다는 듯 담담한 표정으로 “우선 질문 감사 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가장 먼저 생각이 든 건 제 개인사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시청자 분들과 불편함을 느끼셨을 드라마에 관련된 모든 분들에게 죄송스럽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한 그는 “이 자리도 솔직히 제가 폐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앉아있다”며 어색한 미소와 함께 짧은 대답을 마무리했다.
이후 행사 내내 연신 손으로 땀을 훔친 안재현은 이날 현장에 참석하며 얼마나 많은 긴장을 했는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는 이날 많은 땀을 흘린 이유에 대해 “제가 긴장을 많이 하다 보니까 (땀이 난 것 같다). 이 자리가 굉장히 조심스럽다. 폐가되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고, 그런 마음이 크다 보니까 땀이 멈추질 않는다”며 쑥스러운 해명으로 안타까움과 웃음을 함께 유발했다.
많은 이들의 우려 속 선택한 제작발표회 참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날 안재현의 등장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그는 시종일관 차분하면서도 겸손한 자세로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응했고, 이 같은 태도는 활동 재개에 청신호를 켰다.
물론, 여전히 구혜선과 안재현의 이혼 소송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적어도 자신의 출연작에 대한 책임감 있는 태도로 논란에 맞선 이날 안재현의 용기를 비난하긴 어려워 보인다.
한편, ‘하자있는 인간들’은 인격적 결함을 가진 하자있는 인간들이 편견과 오만을 극복하고 서로에게 콩깍지가 씌여 진정한 내 사람을 만나는 이야기다. 이날 오후 8시 55분 첫 방송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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