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8년 기준 광업ㆍ제조업 조사’
전자 업종은 반도체 호황에도 일자리 1만개 사라져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광업 포함) 부문 종사자 수가 2017년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비교적 높은 수준인 3.9% 증가했다. 수익이 늘어나도 일자리는 늘어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지난 201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감소했던 제조업 종사자는 지난해 소폭 증가에 그치면서 일자리를 주도하는 기간산업의 지위도 점점 퇴색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호황으로 부가가치가 7% 늘었던 전자 업종에서는 1만개에 가까운 일자리가 사라졌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8년 기준 광업ㆍ제조업 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사업체 종사자 수는 296만8,000명(광업 1만1,000명 포함)으로 2017년보다 2,000명(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최근 10년간 연 평균 증가율(1.9%)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제조업 사업체 수(6만9,835개)도 2017년 대비 0.1%(45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9년 0.1% 감소했던 제조업 종사자는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2010년 7.4% 증가한 이후 2015년까지 1.5~3.2%의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6년 증가율이 0.4%로 뚝 떨어졌고, 2017년에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자 업종이 전년 대비 9,645명(-2.6%) 감소하면서 줄어든 일자리 수가 가장 많았다. 금속가공 업종에서는 7,085개(-2.6%), 조선 업종에선 6,564개(-4.6%)의 일자리가 각각 줄었다. 종사자 수가 늘어난 업종은 식료품(9,172명ㆍ4.6%), 화학(6,988명ㆍ5.2%), 전기장비(6,432명ㆍ3.4%), 의약품(3,768명ㆍ9.1%) 등이었다.
일자리와 달리, 제조업체의 생산량(출하액)과 부가가치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 제조업체(광업 포함) 출하액은 약 1,567조원으로 2017년 대비 3.4%(52조원) 늘어났으며, 부가가치는 567조원으로 3.9%(22조원) 증가했다. 출하액은 최근 10년 연평균 증가율(3.5%) 수준, 부가가치는 이에 다소 못 미치는(연평균 4.4%) 수준으로 늘었다.
출하액 비중 17.5%, 부가가치 비중 25.8%로 우리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자 업종은 출하액이 9조9,200억원(3.8%) 늘어난 274조원, 부가가치는 9조5,820억원(7.0%)이 증가한 146조원으로 집계됐다. 세부 업종 중 전자부품(-10.7%), 통신ㆍ방송장비(-12.5%)의 부가가치가 줄었지만, 부가가치 기준 전제 전자 업종의 63%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의 부가가치가 20.5% 급성장한 영향이다.
출하액 기준으로는 석유정제(24조6,120억원ㆍ22.8%), 화학(14조910억원ㆍ9.5%) 업종이 성장한 반면 조선(-6조7,970억원ㆍ-13.4%), 자동차(-3조9,870억원ㆍ-2.1%)의 부진은 여전했다. 부가가치 기준으로도 석유정제(4조7,800억원ㆍ22.9%), 화학(3조1,700억원ㆍ6.8%)은 증가한 반면, 자동차(-1조8,000억원ㆍ-3.3%), 비금속광물(-5,580억원ㆍ-4.5%) 등은 줄었다.
제조업 사업체 1곳당 평균 출하액은 7억3,300만원(3.4%) 증가한 224억4,100만원, 평균 부가가치는 3억300만원(3.9%) 늘어난 81억2,300만원이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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