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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설리 뜻 이어… 장애인 여성 등에 생리대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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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설리 뜻 이어… 장애인 여성 등에 생리대 기부

입력
2019.11.27 10:35
수정
2019.11.27 19: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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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가 6월 29일 서울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피치스 고블린’에서 팬들과 만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설리가 6월 29일 서울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피치스 고블린’에서 팬들과 만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설리(본명 최진리)는 지난해 10월 여성용품업체 청담소녀 직원들과 만났다. 자신의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할 생리대 제작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만남은 설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설리는 네이버TV 등에 지난 1월 공개된 웹예능 ‘진리상점’에서 “여성들이 월경할 때 좋은 것을 써야 한다”며 “유기농 생리대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생리대는 6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설리의 첫 팬미팅을 찾은 모든 관객에게 나눠지며 첫 모습을 드러냈다. 성별 구분 없이 생리대를 주기로 한 것 또한 설리 아이디어였다. 생리대는 ‘진리상점’ 시즌2에 맞춰 정식 판매될 예정이었다. 설리가 지난달 14일 세상을 떠나면서 판매는 없던 일이 됐다.

설리가 여성용품업체와 함께 만든 생리대 10만개가 모두 기부된다. 총 5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생전 여성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설리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진리상점’ 제작진(SM C&C)과 업체가 결심했다.

‘진리상점’ 제작진 등은 지난 13일 김포복지재단에 설리의 이름으로 생리대 1만5,000개를 기부했다. 재단은 이를 최근 한부모 가정과 시설장애인 등 취약계층 여성 1,000여명에게 전달했다. 그간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사람들이었다. 재단 관계자는 “2016년 이른바 ‘깔창 생리대’ 사건이 알려진 이후 기업과 개인을 통해 생리대 기부가 조금씩 들어왔으나, 최근에는 다소 사그라졌던 게 사실”이라며 “재단에 1만개가 넘는 생리대가 한꺼번에 기부된 것은 처음이어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기부는 평소 설리의 생각이었다. 설리는 저소득층 및 청소년 여성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생리대를 화장실 등에 비치하는 방법 등을 제작진과 논의했다. 설리는 생리대 사용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고 한다. 김지욱 ‘진리상점’ CP(책임 프로듀서)는 “생리대 전용 투명 파우치를 떳떳하게 들고 다니는 것도 이야기됐고, 실제 설리가 ‘공항패션’으로 이를 선보이려 했다”며 “새로운 문화로 발전시켜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2 초반에 출시될 제품이어서 생리대 제작은 완료된 상태였고, 업체와 협의해 전량 기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설리는 생전 여러 차례 기부를 했다. 그는 9월 유명인사 애장품 판매로 저소득층 청소년을 돕는 나눔장터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JTBC2 예능프로그램 ‘악플의 밤’ 출연진과 함께 기부했던 그는 제작진을 통해 수익금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 멤버로 활동했던 2012년에는 팬들과 함께 쌀 500㎏을 서울 은천지역아동센터에 기부했다. 같은 해에는 조손 가정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화보 촬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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