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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다루기 좋고, 잘 달리는 프리미엄 SUV ‘재규어 F-페이스 2.0d R 스포츠 A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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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다루기 좋고, 잘 달리는 프리미엄 SUV ‘재규어 F-페이스 2.0d R 스포츠 AWD

입력
2019.11.2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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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F-페이스는 훌륭한 프리미엄 SUV다.
재규어 F-페이스는 훌륭한 프리미엄 SUV다.

재규어랜드로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재규어의 실적 또한 아쉬운 모습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규어는 여전히 좋은 ‘소유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화에서 재규어 브랜드의 첫 번째 SUV로 데뷔했던 ‘F-페이스’를 다시 한 번 만나게 됐다. 데뷔 이후 이제는 어느 정도의 ‘에이징’이 진행된 F-페이스는 지금의 기준으로 어떤 가치와 경쟁력을 제시할 수 있을까?

여러 기대를 품고 F-페이스와의 주행을 시작했다.

재규어 F-페이스는 시장의 기준으로 ‘중형’ SUV로 평가된다. 4,731mm의 전장과 각각 1,936mm와 1,693mm의 전고를 통해 더욱 탄탄하고 볼륨감이 돋보이는 스케일을 과시한다. 여기에 2,874mm의 휠베이스는 충분히 여유롭다. 다만 차량의 공차중량은 체격에 비해 다소 무거운 1,965kg에 이른다.

날렵한 재규어의 아이덴티티를 품다

재규어 F-페이스 2.0d R 스포츠 AWD(이하 F-페이스 R 스포츠)는 말 그대로 재규어의 감성, 그리고 재규어의 디자인을 SUV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잘 버무린 모습이다. 덕분에 누가 보더라도 ‘어떤 차량’인지는 쉽게 구분할 수 없어도 ‘재규어’라는 건 단 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보더라도 재규어의 감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여유롭고 곡선이 돋보이는 보닛 아래에는 재규어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나는 프론트 그릴과 날렵한 헤드라이트, 그리고 SUV의 감성이 돋보이는 두터운 바디킷 등은 SUV의 감성일 명확히 드러낸다.

재규어 고유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반영한 덕에 여느 SUV들이 쉽게 과시할 수 없는 유려하고 세련된 감성을 대대적으로 드러낸다. 실제 F-페이스 R 스포츠의 디자인은 투박하고 단단함을 강조한 여느 SUV들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갖췄다.

측면과 후면은 스포츠카 브랜드를 자처하는 재규어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유려한 루프 라인과 볼륨감을 강조한 차체, 여기에 스포티한 감성을 자아내는 휠과 피렐리 P제로 타이어의 조합은 F-페이스 R 스포츠의 달리기 성능을 기대하게 만든다.

참고로 윈도우 라인은 크롬 가니시를 활용하는 일방적인 방식이 아닌 검은색으로 처리하여 한층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이는 R스포츠 사양의 특권이라 할 수 있으며 마치 ‘블랙에디션’ 등을 보는 기분을 들게 만든다.

F-타입에서 가져온 듯한 날렵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깔끔하게 다듬어진 트렁크 게이트는 전체적인 구성은 물론이고 우수한 균형감을 과시한다. 이외에도 스포티한 느낌을 살린 바디킷과 머플러 팁의 구성은 SUV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재규어만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SUV로 피어난 브리티시 럭셔리

재규어 F-페이스 R 스포츠의 실내 공간은 외형과 같이 SUV라는 특성 위에 재규어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한 모습이다.

SUV의 특성에 맞춰 면적을 키웠지만 전체적인 구성이나 실루엣에서는 재규어 고유의 감성이 느껴지도록 다듬은 대시보드와 깔끔하게 마련된 센터페시아는 여느 재규어와의 공통된 감성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소재의 활용과 스티치 등의 디테일에 힘을 더하며 감성적인 만족감을 높이는 것 외에도 정보 전달 능력이 돋보이는 디스플레이 패널 기반의 계기판과 재규어만의 스타일이 담긴 스티어링 휠, 그리고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기술적인 만족감을 제시한다.

우수한 한글화와 와이드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조작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내비게이션의 손쉬운 사용은 물론이고 라디오와 블루투스 오디오 등의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으며 하단의 컨트롤 패널 또한 다루기 좋은 버튼 구성을 통해 주행 중에도 우수한 사용감을 제시한다.

차량의 크기가 충분하기 때문에 1열 공간은 완성도가 돋보인다.

꼼꼼한 스티치와 스포티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시트는 제법 풍성한 쿠션감을 통해 착좌감을 높이며 기본적인 레그룸과 헤드룸의 여유를 더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시트의 높이도 제법 낮게 느껴질 수 있도록 조율해 착좌 시의 안정감을 한층 강조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조작성 및 헤드레스트의 편의성도 만족스러웠다.

1열에 비해 2열 공간은 평이하게 느껴진다. 휠베이스에 비해 2열 레그룸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엉덩이 쪽 시트가 다소 짧게 느껴진다. 하지만 일상적인 탑승의 만족감과 헤드룸의 여유가 준수해 그 만족감이 상당한 편이었다.

한편 재규어 F-페이스의 적재 공간은 650L로 체급을 고려하면 준수한 편이다. 게다가 적재 공간 내부가 무척이나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는 편이라 공간의 활용성 부분에서도 분명한 이점을 가진다. 이와 함께 40:20:40 비율로 분할 폴딩되는 2열 시트를 폴딩할 경우 1,596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신뢰도를 과시하는 인제니움 디젤 엔진

재규어 F-페이스 R 스포츠의 보닛 아래에는 여느 디젤 엔진 중에서도 신뢰도가 높은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내는 2.0L 디젤 엔진은 8단 변속기와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출력을 전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재규어 F-페이스 R 스포츠는 정지 상태에서 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208km/h에 이른다. 다만 효율성은 내심 아쉽게 느껴진다. 공인 복합 연비가 11.5km/L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0.6km/L, 12.8km/L에 불과하다.

드라이빙의 가치, 프리미엄의 매력을 품은 SUV

재규어 F-페이스 R 스포츠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재규어 특유의 안정적이면서 여유로운 대시보드의 구성, 그리고 SUV치고는 상당히 낮게 배치된 시트가 만족감을 선사한다. 게다가 대시보드 자체의 높이도 다소 낮은 편이라 주행 시야의 여유가 느껴지는 점 또한 빠지지 않는 강점이다.

다만 재규어 F-페이스 R 스포츠의 보닛 아래 자리한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시동 직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편이다. 여느 세단 등에서는 더욱 정숙했던 인제니움이 다소 소란스러운 점은 내심 아쉬운 부분이었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가 가진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차량의 무게가 다소 무거운 편이지만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 자체는 준수한 편이라 일상적인 주행을 소화하기엔 어려움이 없는 것 같았다.

게다가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른 엔진의 반응이나 회전 질감도 상당히 준수해 다시 한 번 인제니움 디젤 엔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더욱 풍부한 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었다.

다만 배기량과 성능의 한계, 그리고 재규어 F-페이스 R 스포츠의 무게가 있는 만큼 고속 주행에서의 여유는 다소 부족하고, 또 거칠게 느껴지기도 했다. 사실 이 부분은 3.0d 모델을 택하게 된다면 모두 해결되는 부분이라 ‘달리기’에 집중하는 소비자라면 3.0d 사양을 권하고 싶다.

재규어 F-페이스 R 스포츠에 적용된 8단 자동 변속기는 일상적인 주행은 물론이고 스포티한 드라이빙에도 적합하다.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매끄러운 변속 질감과 적당한 변속 속도로 부드러운 주행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디젤 엔진이 아니라면 변속이 되었다는 걸 느끼지 못할 정도의 부드러움이다.

하지만 드라이빙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꾸고, 변속 모드를 S로 바꾸게 되면 RPM를 풍부히 활용하며 엔진의 성능을 100% 발뤼하려고 하며 패들시프트의 질감이나 사용성 부분에서도 제법 스포티하게 전개되어 감성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재규어 F-페이스 R 스포츠의 움직임은 R 스포츠라는 트림에 맞춰 부드러움 위에 스포티한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조율되어 있다.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조금 단단하다는 느낌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노면의 충격을 거를 줄 아는 하체의 셋업을 가고 있기 때문에 ‘젊은 운전자’에게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이빙 모드를 변경하고 운전자에 주행 템포를 높일 경우에는 그에 걸맞게 탄탄하고 견고하게 반응하며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려는 모습도 함께 선보이고, 성능과 체중을 너무나 능숙하게 조율하는 브레이크 시스템 또한 빠지지 않는 칭찬의 대상이 된다. 덕분에 재규어 F-페이스 R 스포츠와 주행 하는 내내 SUV라는 걸 잊을 수 있을 정도다.

좋은점: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SUV로 구현된 재규어의 매력들

아쉬운점: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그리고 아쉬운 차량의 성능

매력적인 프리미엄 SUV, 재규어 F-페이스 R 스포츠

솔직히 말해 재규어 F-페이스 R 스포츠를 시승하는 동안 ‘대체 BMW X3를 왜 사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와 만족스러운 드라이빙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브랜드 이미지라는 장벽에 가려있는 존재라는 건 부인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규어 F-페이스 R 스포츠는 분명 좋은 차량이라는 건 변치 않는 사실이라 생각되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HDC 아이파크 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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