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 공식 사과는 처음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주민 상당수가 암에 걸린 것과 관련,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역대 정부를 대신해 주민과 국민 여러분께 엄중히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익산 장점마을 암 사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환경부가 14일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병 연관성을 발표했다고 소개하며 “비료공장이 운영되는 동안 주민들은 여러 차례 지자체에 건강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요구는 너무 늦게 수용됐다”는 점을 짚었다. 해당 공장은 2001년 설립됐고, 2017년 4월 폐업했다. 환경부의 건강영향조사는 공장 폐업 이후인 같은 해 7월 시작됐다.
이 총리는 “(건강영향조사를 시작할 당시) 주민 99분 가운데 22분이 암에 걸리셨고, 그 가운데 14분이 돌아가신 뒤였다”며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다. 역대 정부가 책임을 이행하지 못했다”며 주민과 국민에게 대신 사과했다. 아울러 환경부 등 관계기관에 “전국의 공장과 소각장 인근마을 등 환경오염에 취약한 시설을 신속히 조사하라”며 “주민 건강에 문제가 생겼거나 생길 우려가 있는 지역은 선제적으로 건강영향을 조사하고, 환경개선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나아가 건강영향조사 제도적 틀의 변경 필요성도 지적했다. 이 총리는 “지금까지처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유해물질 배출 등으로 주민건강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직접 찾아 조사하고, 피해 예방조치 등을 취하도록 관계법령과 절차를 조속히 개정하라”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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