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인공지능(AI) 펀드에 200억원을 출자해 유망 AI 스타트업 육성에 나선다.
LG는 LG전자와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계열사 4곳을 통해 소프트뱅크벤처스가 AI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 중인 약 3,200억원 규모의 펀드에 200여억원을 공동 출자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자회사로 아시아 지역의 벤처투자를 담당하고 있으며 올해 7월 AI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신규 펀드를 조성했다. LG는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외 유망 AI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업 기회를 모색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에는 구광모 LG 회장의 AI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지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AI와 빅데이터 역량을 강화해 기업의 조직과 전략, 시스템 등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혁신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구 회장은 지난 9월 그룹 계열사 사장단 워크숍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자 위기 극복을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언급했었다. 구 회장은 지난 7월 방한한 손정의 회장을 만나 AI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이 자리에서 새로 조성된 펀드 투자 요청도 직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이날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AIㆍ빅데이터 토크 콘서트’를 열고 그룹 내 AI 개발 인프라도 공개했다. 공개된 AI개발 인프라는 공공 클라우드 기반으로 다수의 그래픽처리장치를 활용할 수 있어 딥러닝 작업 시간을 30% 이상 단축할 수 있다고 LG는 설명했다.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대표는 “계열사 간 AI와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공유해 개발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아마존, 구글 등과 협업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도 발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