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DLF 규제책’ 반발에 불편한 심기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에 대해 은행권 반발이 거세지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은 위원장은 26일 경기 파주시에 있는 핀테크업체 팝펀딩에서 ‘동산금융 혁신사례 간담회’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은행들이 ‘신탁 상품이 다 죽는다’며 (금융당국을) 협박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은 위원장은 “엊그제까지 잘못했다고 빌었던 사람들 맞나 싶다”며 “은행이 잘못해서 시작된 일인데 갑자기 은행들이 피해자가 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4일 은행이 신탁을 비롯해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의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자 은행권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며 고위험 신탁 상품의 판매를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고위험 신탁 상품을 팔지 못하면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불리는 40조원 규모의 주가연계증권(ELS) 신탁시장을 잃게 된다.
은 위원장은 “(은행들이 당국 규제를 반대하는 논리로) ‘이제 4% 고수익은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은행들이 그 동안 잘못한 것은 (고수익이 아니라) 상품에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설명에서 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위험 신탁 상품의 판매 금지 철회는 없을 거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공모 ELS를 편입한 신탁 상품의 경우엔 은행 판매를 허용하는 절충안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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