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작센왕국 보물 세트 3개 사라져… 인근 화재로 경보기 먹통 틈타
유럽 최대의 보석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 드레스덴의 박물관에서 18세기 옛 작센왕국으로부터 전해져 온 귀중품이 도둑맞았다. 현지 언론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도난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새벽 독일 드레스덴의 ‘그뤼네 게뵐베(녹색 금고)’ 박물관에 도둑이 들어 역사적ㆍ문화적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고가의 보석 장식품 3세트를 훔쳐 갔다고 26일 보도했다. 작센주의 미카엘 크레취머 총리는 “예술품뿐만 아니라 우리 작센이 도둑맞았다”면서 “‘그뤼네 게뵐베'의 소장품 없이는 우리의 역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허탈해했다.
박물관 측은 “총 10개의 다이아몬드 세트 중 3개가 사라졌다”고 밝혔지만 도난 당한 소장품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원재료 자체의 가치를 떠나 그 역사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독일 언론들은 피해액이 최고 10억유로(약 1조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각 세트는 37개의 장신구로 구성돼 있고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의 보석도 있다고 BBC는 전했다. 특히 이 중에는 박물관의 설립자인 작센왕국의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1세가 직접 수집한 소장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온 아커만 관장은 “도둑맞은 소장품들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들이라 공개된 시장에서 팔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도둑들이 세트를 분리해 암시장에서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지 경찰은 도둑들이 박물관에 침입하기 직전 인근에 화재가 발생해 전력 공급이 끊어졌고, 이로 인해 박물관 조명이 모두 꺼지고 경보장치가 해제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화재와 도난사건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한편, 박물관 내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용의자 2명 외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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