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행 3년차인 ‘역세권 청년주택’ 중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반값 월세’로 공급 중인 청년·신혼부부 주택 비중을 늘린다. 이를 위해 민간사업자의 사업성과 자금 유동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일부 분양도 허용한다.
시는 이런 내용의 ‘역세권 청년주택 2.0 계획’을 26일 발표했다. 시는 역세권 청년주택 가운데 청년과 신혼부부 주택 비중을 40∼70% 수준으로 확대하고 이를 모두 주변 시세의 50% 이하의 임대료로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역세권 청년주택 중 공공임대주택인 20%는 주변 시세의 30% 선에서, 민간임대주택인 나머지 80%는 주변 시세의 85∼95% 수준에서 각각 공급한다.
역세권 청년주택의 주거면적도 개선된다. 1인 청년용은 14∼20㎡, 신혼부부용은 30∼40㎡로 변경되고, 냉장고·에어컨 등 필수 가전·가구는 빌트인 설치를 의무화, 입주자 편의도 높일 계획이다.
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이런 방안을 실현하기 위해 2016년부터 시행해 온 기존유형의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방식에 더해 ‘SH공사 선매입형’과 ‘일부 분양형’을 도입키로 했다. ‘SH공사 선매입형’은 민간사업자에서 원할 경우 총 주택연면적의 30%까지 SH가 선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주변 시세의 30% 이하 임대료로 공급되는 물량은 전체의 20%(공공 20%), 주변시세의 50% 이하 임대료로 제공되는 물량은 50%(선매입 30%포인트+특별공급 20%포인트)로, 전체 물량의 70%가 시세의 반값 이하로 공급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자 입장에선 초기 자금을 일부 회수해 자금 유동성을 높이고 사업 위험도 줄일 수 있게 된다. 대신 민간임대주택 특별공급 물량을 16%에서 20%로 늘리고, 임대료는 주변시세의 85%에서 50% 이하로 낮출 수 있다. SH공사에서 선매입한 물량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주변시세의 50% 이하 임대료에 공급된다.
‘일부 분양형’은 주택연면적의 최대 30%까지 분양을 허용하지만, 총 주택 물량의 40%(기존 공공주택 20%+민간특별공급 물량 20%)를 주변 시세 대비 반값 이하로 공급토록 하는 방식이다. 사업자에겐 일부 분양을 허용, 초기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해 사업여건을 개선해 준다. 대신 SH공사 선매입처럼 민간임대주택 특별공급 물량을 16%에서 20%로 확대하고, 임대료는 주변시세의 85% 수준에서 50% 수준으로 낮춘다.
주변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에 대해 시 관계자는 “분양이 허용되더라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매매가격이 주변시세 이하로 낮게 형성될 것”이라며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에선 2016년부터 역세권 고밀개발을 한시적으로 허용, 청년과 신혼부부에 공급하는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43곳에 1만7,000호를 인가했고, 2022년까지 총 8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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