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여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ㆍBrexit) 여부를 두고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를 향해 일침을 놨다. 내달 12일로 예정된 조기 총선 결과 집권 보수당과 제1야당인 노동당 가운데 어느 당도 과반을 확보해 브렉시트 정국을 수습할 능력이 없다고 비판한 것이다.
블레어 전 총리는 25일(현지시간) 로이터 뉴스메이커 이벤트에 연설자로 나서 내달 총선과 관련,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이번 선거 캠페인에서 유권자들에게 '판타지'를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정당 중 한 곳에서 과반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영국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면서 "대중은 이들 정당이 선거에서 완전히 승리할 자격이 있는지에 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신이 이끌었던 노동당의 현 당수인 제러미 코빈 대표에 대해 그가 혁명을 약속하고 있다면서 "혁명의 문제는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끝나느냐에 있다. 문제는 혁명이 언제나 나쁘게 끝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명을 내걸고 있으나 혁명을 이뤄낼 실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1997∼2007 영국 총리를 지냈던 블레어 전 총리는 세 번의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유일한 노동당 대표로 남아 있다. 그런 자신은 여전히 노동당을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레어 전 총리는 내년 말까지로 예정된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중 EU와 무역협정을 완료할 수 있다는 보리스 존슨 총리의 약속도 지켜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내년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한 방법은 영국이 EU 단일시장과 규제 일치를 이루는 경우인데, 존슨 총리는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노딜 브렉시트(EU와의 합의 없이 이뤄지는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래 관계에 관한 협상이 전환기간 내에 완료될 가능성은 없다"며 노딜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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