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와 회동에서
25일 일본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를 통한 국가 간 분쟁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방일 사흘째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수상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핵문제와 인권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교황은 전날 방문했던 원자폭탄 피폭지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언급하며 "이 같은 파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중개를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교황은 "국가 및 민족 간 분쟁은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원론적 차원의 메시지일 수 있으나, 한일 간 갈등이 불거진 시점임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교황의 뼈있는 조언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각 나라와 각 민족의 문명은 경제력이 아니라 곤궁한 사람에게 얼마만큼 배려하는지, 그리고 출산율이 높은 지와 생명을 키울 능력이 있는지로 평가된다고 교황은 말했다. 교도통신은 이에 대해 교황이 세계 경제 격차의 확대와 일본 등에서 심화하는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교황은 "특권적인 극소수의 사람이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는 반면에 세계 대부분의 사람은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고 불평등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교황을 만난 아베 총리는 "일본과 바티칸은 평화, 핵 없는 세계 실현, 빈곤 박멸, 인권, 환경 등을 중시하는 파트너"라고 밝혔다. 또 납북 일본인 문제와 북한 비핵화 중요성도 거론했다.
이에 앞서 교황은 이날 오전 도쿄 왕궁에서 나루히토(德仁) 일왕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엔 도쿄돔에서 5만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26일 3박4일간의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간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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