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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모자 장례 치른다… 하나재단 “26~28일 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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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모자 장례 치른다… 하나재단 “26~28일 엄수”

입력
2019.11.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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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지 6개월… 인도적으로 고인 영면 더 늦출 수 없어”

정부ㆍ비대위 마찰로 지연… 수도권 하나센터 6곳에 분향소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고 한성옥모자 사인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이 탈북민 모자의 애도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고 한성옥모자 사인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이 탈북민 모자의 애도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월 말 임대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뒤 6개월간 미뤄져 온 탈북민 고(故) 한성옥씨 모자의 장례가 26일부터 3일장으로 치러진다.

통일부 산하 탈북민 지원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일(26일)부터 28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설정한다”며 “수도권 지역 하나센터 6곳에 분향소를 마련해 탈북민을 비롯한 각계의 조문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9년 하나원을 수료한 42세 한씨는 7월 3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 아파트에서 6세 아들 김모군과 함께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한씨 집에 식료품이 바닥나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아사(餓死)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후 꾸려진 ‘고 한성옥 모자 사인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에 △정부의 사과 △통일부와 범탈북민단체 간 협의 기구 설치 △전국적 탈북민 협력망 구축 등을 요구했지만 양측이 이견으로 마찰을 빚으면서 장례식이 계속 미뤄져 왔다. 지난달 28일 민주평화당 중재로 양측이 한때 장례 일정(이달 10일)에 합의하기도 했지만 비대위 측이 “요구 사항이 수용되지 않았다”고 반발하며 무산됐다. 이에 고경빈 이사장이 15일 퇴임하며 비대위 지도부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하나재단은 “탈북민 비대위와 함께 장례를 엄숙하게 거행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고인이 사망한 지 6개월이 지나가고 있고, 장례 문제에 대해 비대위와 조속한 시일 내에 협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도적 차원에서도 더 이상 고인의 영면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단은 “절차에 따라 장례가 원만히 치러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 이해와 협조를 당부 드린다”며 “비대위 역시 먼저 고인의 영면을 위한 장례에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재단은 장례 이후에도 비대위와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탈북민 사회와 보다 폭넓게 소통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탈북민 보호 기간을 현행 5년에서 최대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정착ㆍ지원 제도 적용이 초기 5년간으로 제한돼 있는 현행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상 국내에 정착한 지 5년이 넘은 한씨의 경우 정부 지원체계 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대위 측은 “통일부가 진정성을 갖고 제2의 탈북 모자 참변 방지책을 세울 때까지 장례를 미룰 수밖에 없다”고 밝혀 왔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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