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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부의 초읽기… 민주당 “한국당만 빼기엔” 강행 처리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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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부의 초읽기… 민주당 “한국당만 빼기엔” 강행 처리 고민

입력
2019.11.26 04: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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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 공조 신속처리 방침 속 “제 1야당 제외 땐 후폭풍” 우려 

이해찬(앞줄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앞줄 왼쪽)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해 국민의례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앞줄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앞줄 왼쪽)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해 국민의례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지만 여야는 25일에도 ‘대타협’을 이룰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1’(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간 공조를 통해 ‘신속한 처리’를 내세우곤 있지만 자유한국당을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하는 것도 부담이다.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인 한국당을 제외하고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했다간 유권자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당도 고민이 큰 분위기다. 비례대표 의석수의 변동이 걸린 선거법 개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당의 발언권만 배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로 엿새째인 황교안 대표의 단식 농성이 끝나지 않는 한, 당 차원에서 협상에 적극 참여할 명분이 없어 정치적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선거법 개정안의 국회 부의 시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이날 민주당은 일단 한국당을 뺀 야당과의 공조 움직임을 보였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홍영표 민주당 의원과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 유성엽 대안신당 의원은 이날 만나 한국당을 뺀 ‘4+1’ 협의체 가동을 논의했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당시 뜻을 함께 했던 당들과 다시 공조를 확인하면서 한국당을 압박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지도부도 선거법 개정안 처리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12월 17일부터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므로 그때까지는 사법개혁 법안과 함께 선거법이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한국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전혀 입장 변화가 없다면 국회법 절차에 따라 민주당으로서는 대응해 나가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선 한국당을 배제한 채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기엔 여당으로서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날 열린 당 의원총회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게임의 룰’에 해당하는 선거법을 한국당과의 협의 없이 처리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다수 나왔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선거법은 예민한 문제이기에 더 설득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발언자 14~15명 중 한국당을 제외하고 가자는 의원은 3분의 1이 좀 안됐다”고 설명했다. 이해찬 대표 역시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선거법은 최대한 한국당과 협상해서 합의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여러 부작용이 클 수가 있기 때문에 마지막 날까지 협상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주장하는 한국당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다. 한국당이 끝내 반대하더라도 민주당과 다른 야당의 공조만으로 선거법 개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비례대표 없이 270석’ 의원수를 주장하고 있는 한국당이 협상에 끼지 못한 채 현재 패스트트랙에 오른 개정안(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이 그대로 통과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한다면 당 안팎에서 책임론이 거셀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황 대표가 선거법 개정 저지에 초점을 맞춰 단식중인 상황이라 여야 협상에 나서야 하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은 그대로 두고, 계속 협상을 하자고 한다. 공갈ㆍ협박에 이은 ‘공갈 협상’”이라면서도 “패스트트랙만 내려놓으면 그때부터 협상다운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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