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ㆍ공항ㆍ도로 건설 박차 태국에 한국 기업 참여 요청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 등에 조코위 “스마트 시티 협력” 화답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태국ㆍ인도네시아ㆍ필리핀 정상과 잇따라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국 기업의 인프라 사업 참여 확대와 방위산업 세일즈 외교가 중심이 됐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도 재확인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긴밀히 협조하자는 공감대 또한 이뤘다.
문 대통령은 이날 2019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ㆍ메콩 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에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태국의 동부경제회랑(EEC) 개발 등과 관련해 양국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4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태국 4.0정책의 일환으로 철도, 공항, 도로 등 인프라 건설을 적극 추진하는 가운데 시행되고 있는 동부경제회랑 개발에 한국 기업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앞선 10월 대우조선해양이 태국으로 수출한 ‘푸미폰 아둔야뎃 호위함’의 전력화를 두고 “우리 호위함이 우수성을 인정받고 태국의 국방력 증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국방ㆍ방산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쁘라윳 총리는 이에 ‘EEC 투자협력양해각서’ 체결을 언급하며 “자동차ㆍ전기차ㆍ디지털로봇ㆍ수소차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혁신산업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한국의 투자자들에게 태국 정부는 모든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쁘라윳 총리는 특히 “어제 도착하자마자 한식을 두 끼 먹었다”며 자신뿐만 아니라 딸 역시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할 정도라고 한국 음식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도 53분간 정상회담을 통해 인도네시아 인프라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확대하자는 공감대를 이뤄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인프라 확대 사업에 우수한 기술과 선진 노하우로 인정받는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또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사업이 이른 시일 내 좋은 결실을 보기를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인도네시아 정부의 수도 이전에 한국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했고, 조코위 대통령은 스마트 시티 등 분야에서 협력을 더 구체화하자고 화답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필리핀 내 에너지 사업 참여 확대 문제가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필리핀 전력 공급의 약 10%를 한국 기업이 건설하고 운영하는 발전소가 담당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에너지 사업체가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한국이 필리핀의 태양광 사업 프로젝트에 더 많은 투자를 해 주길 부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의 경제 협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문 대통령을 내년에 국빈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양국은 우정과 신뢰의 역사를 바탕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을 검토할 여건이 성숙됐다”며 “관계 격상을 통해 양국은 더 많은 협력으로 상생 번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필리핀에 거주ㆍ방문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에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속적 관심을 약속했다.
부산=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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