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 투표 1위 영예… 양의지 양현종 순… 신인왕은 LG 정우영

올해 20승을 거두며 두산 베어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조쉬 린드블럼(32)이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린드블럼은 25일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서울에서 열린 2019 KBO리그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됐다. 승리, 승률, 탈삼진 등 투수 부문에서 3관왕을 한 린드블럼은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880점 만점에 가장 많은 716점을 받으며 압도적인 표 차로 1위에 올랐다. 타자 부문 3관왕(타율, 장타율, 출루율) 양의지(32ㆍNC)가 352점, 평균자책점 1위 양현종(31ㆍKIA)이 295점으로 뒤를 이었다. 신인왕은 정우영(20)이 LG 선수로는 이병규 이후 22년 만에 수상했다.
린드블럼은 올해 30경기에 등판해 20승 3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다. 다승과 승률(0.870), 탈삼진(189개) 1위에 오르며 투수 부문 3관왕이다. 또 KBO 시상 부문은 아니지만, 투수의 능력과 팀 공헌도를 확인할 수 있는 이닝(194.2), 피안타율(0.226), 이닝당 출루 허용(1.00)에서도 1위다.
외국인 선수가 MVP를 수상한 건 타이론 우즈(OBㆍ1998), 다니엘 리오스(두산ㆍ2007), 에릭 테임즈(NCㆍ2015), 더스틴 니퍼트(두산ㆍ2016)에 이어 역대 5번째다. 이로써 두산은 최근 4년 동안 더스틴 니퍼트(38ㆍ2016년), 김재환(31ㆍ2018년)에 이어 린드블럼까지 3명의 리그 MVP를 배출, 최고 명문 구단임을 입증했다.

린드블럼은 그러나 해외 의료봉사 중이어서 이날 시상식에 불참, 두산 정재훈 코치가 대신 수상했다. 린드블럼은 KBO를 통해 보낸 영상 소감에서 “딸 먼로의 심장 수술을 집도한 의사 및 간호사들과 요르단에서 난민 어린이 의료 봉사 중”이라며 “KBO리그 첫 등판이 엊그제 같은데 5년이나 흘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내 목표는 항상 최고가 되는 것이었다”고 돌아봤다.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들도 잊지 않았다. 그는 “박세혁, 양의지, 강민호(롯데 시절)에게 고맙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가족과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린드블럼은 “아내와 세 딸은 내가 야구를 하는 유일한 이유”라고 한 뒤 “팀원들이 도움 없이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올해 통합 우승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시상식장에서는 선수들의 재치 있는 입담도 쏟아졌다. 홈런왕 박병호는 내년 시즌 목표 홈런 개수를 밝혀달라는 질문에 “올 겨울 준비를 많이 해 내년엔 공인구 영향 없는 한 해를 만들겠다”면서 “홈런 숫자는 밝히기 어렵지만 ‘50살까지’ 야구하고 싶다”라며 ‘50홈런 목표’를 에둘러 표현했다. 또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고척 스카이돔(키움 홈구장)에서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꼽으며 “내년엔 우리가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타자 부문 3관왕 양의지는 “올해 나 자신에게 70점을 주겠다. 내년엔 100점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2010년 신인왕 수상 장면을 떠올리며 “당시 이대호(롯데) 선배가 7관왕을 받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을 조금이나마 이룰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양현종은 시즌 막판 린드블럼과의 ‘평균자책점’ 경쟁이 치열해지자 “두산의 상대팀을 응원했다”라고 털어놨다. 양현종은 “1등이라는 자체가 영광스럽고 좋다”면서 “린드블럼 선수가 잘했지만, 나는 그의 상대팀을 응원했다. 그 응원과 기도가 통했다”면서 웃었다. 1세이브 차이로 ‘세이브왕’을 거머쥔 하재훈(29ㆍSK)도 “시즌 후반 세이브 기회가 없어 조마조마했다. 되도록 (상에) 신경 안 쓰려고 했지만 신경이 쓰였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날 시상식 전 참석자들은 23일 세상을 떠난 투수 김성훈을 추모하며 10초 동안 묵념했다. 고 김성훈은 KIA 김민호 코치의 아들이다. 양현종은 평균자책점상 수상 소감에서 “여기서 이루지 못했던 꿈을 하늘에서 반드시 펼쳤으면 좋겠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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