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암 투수 정우영(20)이 LG 선수로는 22년 만에 신인왕을 차지했다.
정우영은 25일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서울에서 열린 2019 KBO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결과 550점 만점에 380점을 획득해 KIA 내야수 이창진(171점), KIA 투수 전상현(154점)을 제치고 신인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정우영은 트로피와 함께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LG에서 신인왕이 나온 건 1997년 이병규 이후 22년 만이다. LG는 전신 MBC 청룡 시절을 포함해 1986년 김건우, 1988년 이용철, 1990년 김동수, 1994년 유지현, 1997년 이병규까지 5명의 신인왕을 배출한 뒤 명맥이 끊겼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9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정우영은 올해 56경기에 나가 4승6패 1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입단 첫해부터 팀의 필승 계투조로 활약하며 경쟁자들을 제쳤다.
21세기 이후 처음이자, 22년 만에 LG 출신 신인왕에 오른 정우영은 “어떤 신인상보다 자부심 있지 않을까”라며 기뻐했다. 이어 “기대 반, 걱정 반이라 잠을 못 이루다가 새벽 3시쯤 잠들었다”면서 “시상식장에서 박찬호(KIA) 형이 (신인왕 후보에 오른) 팀 내 선수들이 현장에 안 온다고 말해줘 후보 중에는 나 혼자 있었다. 다들 성적이 비슷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랐다가 수상자 발표 전 ‘긴 다리’를 언급할 때 내가 받는 줄 알았다”고 웃었다. 그는 193㎝의 훤칠한 키를 자랑한다.
LG의 신인왕 갈증을 푼 정우영은 22년 전 수상자 이병규 타격코치로부터 특별한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유지현 수석코치가 “시상식에 가냐”, “얼마만의 신인왕인 거냐”라고 물어봐서 “22년 만입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정우영은 신인왕 다음으로 받고 싶은 트로피로 ‘우승 트로피’를 꼽았다. LG는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무관이다. 정우영은 “22년만에 신인왕을 깼으니까 다음은 팀이 1994년 이후 최대한 빨리 우승하는데 기여하고, 그 순간 내가 주연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내년 시즌 선발 투수 보직을 희망하는 정우영은 “앞으로 양현종(KIA) 선배님처럼 다른 타이틀 후보로 시상식에 왔으면 좋겠다”면서 “야구를 할 날이 많으니까 언젠간 다승, 평균자책점 부문 후보로 오면 좋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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