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지 닷새 만에 현장에 복귀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의 이틀간의 밤샘 마라톤 회의 끝에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
25일 철도노조와 코레일에 따르면 노사는 서울 용산구 한국철도 서울사옥에서 이틀 전인 23일 오후 7시부터 재개한 집중교섭 끝에 이날 오전 8시쯤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따라 철도노조는 지난 20일 오전 9시부터 시작한 파업을 중단했다. 주요 합의사항으로 △임금 1.8% 인상 △정률수당 2020년부터 지급 △11월 중 인력증원 관련 노사정 협의 △원하청 노사협의체 연내 개최 △노사 공동으로 KTX-SRT 통합안 정부 건의 등이다.
하지만 인력증원, KTX-SRT 통합 등 예산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대답을 요구했던 현안에 대해 노조가 뚜렷한 정부 입장을 듣지 못한 채 파업을 종료해,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특히 인력증원과 관련 합의안에는 이번 주 안에 국토부와 노사가 협의를 진행하자는 것만 담겼다. 노조는 파업을 하면서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내년부터 3조2교대제를 4조2교대제로 개편하기 위해서는 4,600여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국토부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코레일도 인력증원 필요성을 고려해 1,800여명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연구용역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유연한 인력 재배치 등 노사의 자구 노력이 병행돼야 하나 이런 모습이 다소 부족해 아쉽다”며 현재 자료로는 증원안 검토도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화를 연일 요구했지만 정부의 강경한 대응이 이어졌고, 파업 장기화로 여론도 좋지 않자 노조가 한 발 물러 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주말 교섭 일정도 노조가 먼저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다만 이번 합의안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1.8% 인상에 그쳤지만 내년으로 연차를 이월하지 않게 했고 노사정이 인력증원 관련해서 ‘공식’ 협의를 진행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건비 부족으로 남은 연차 수당을 지급하기 어려워 연차를 이월하는 식으로 운영하던 연차와 수당 등의 인건비 문제는 일단락됐다는 설명이다. 조상수 철도노조 위원장은 “특별단체교섭과 관련, 4조 2교대 근무제도 개편을 위한 인력증원이 국토부와 협의가 부족한 상황이라 노사정 협의를 통해 결정하고, 12월 중순 이후 노사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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