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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연말 인사 키워드는 유통 ‘변화’ 제조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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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연말 인사 키워드는 유통 ‘변화’ 제조 ‘안정’

입력
2019.11.26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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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 참석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 참석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대기업의 연말 임원 인사 키워드가 업종에 따라 ‘변화’와 ‘안정’으로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유통 기업들은 대대적인 사장단 교체와 조직 재정비로 내년을 준비하고 있지만, 반도체ㆍ5Gㆍ생활가전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제조기업들은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를 계획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기업들은 주요 계열사 사장을 교체하는 과감한 인사를 단행중이다.

유통 기업 중 인사 쇄신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신세계다. 지난달 신세계는 예년보다 한달 정도 빠른 인사를 단행해 주요 계열사인 이마트 사장을 전격 교체했다. 신임 사장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컨설팅 회사 출신의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도 신세계의 쇄신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2014년 이후 회사를 이끌어온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 김화응 현대리바트 사장을 전격 교체하는 인사를 이날 단행했다.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에는 한섬 대표이사를 지낸 김형종 사장이 선임됐다. 업계는 현대백화점이 사장단 세대 교체를 통해 실적 악화의 탈출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음달 정기 인사를 앞둔 롯데그룹 역시 주요 계열사 대표 등을 대폭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에 밀려 다른 유통기업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채널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한데다, 신동빈 회장의 재판 영향으로 지난 2년 간 사실상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조 대기업들은 연말 인사 방점을 ‘안정’에 두고 있다. 이번 주 인사를 앞둔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는 권영수(LG), 조성진(LG전자), 차석용(LG생활건강), 하현회(LG유플러스), 신학철(LG화학) 등 5명의 부회장이 모두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부회장단 ‘세대교체’론이 불거졌지만, 지금은 조직 안정을 위한 인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음달 초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삼성전자도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이 각각 반도체(DS)와 소비자 가전(CE), 무선 사업부(IM)를 담당하는 ‘트로이카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인사를 앞둔 현대차그룹과 SK그룹 역시 큰 변화 없이 소폭의 인사에 그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임원 직급을 ‘상무’로 통일하면서 수시 임원 인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라 연말 인사 요인이 크지 않은 편이다. SK그룹도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신임이 두터워 사장단 교체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 등 여러 변수 때문에 제조업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국내 주요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1등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만큼, 조직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내년 이후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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