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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물리치겠다” 출사표 던진 블룸버그… 민주 경선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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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물리치겠다” 출사표 던진 블룸버그… 민주 경선 요동

입력
2019.11.25 16:37
수정
2019.11.25 21: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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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AP 연합뉴스
24일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AP 연합뉴스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이 24일(현지시간) 결국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적할 뚜렷한 인물을 가리지 못하고 있는 미 민주당 경선이 10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블룸버그의 대권 도전 선언이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당내에서 중도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으로는 진보 입장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친기업 성향을 숨기지 않는 블룸버그의 등장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된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블룸버그 전 시장은 선거운동 웹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고 미국을 재건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4년 더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과 미국의 가치에 대한 실제적인 위협이다. 만약 그가 또 한 번의 임기를 얻게 된다면 우리는 결코 그 피해로부터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당초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던 기존 입장을 번복, 18번째 민주당의 대선 경선 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블룸버그를 규정하는 정체성은 두 가지다. 자산 규모가 555억 달러(포브스 기준ㆍ65조원)에 달하는 전 세계 9위의 ‘초갑부’라는 사실과 중도적 정치 성향이다. 세계적인 경제 전문 뉴스통신사인 블룸버그 창업자이기도 한 그는 오랜 민주당원이었으나 2001년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꿔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2009년 3선 때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눈길을 얻을 수 있는 반면 민주당 내 지지 기반은 매우 낮다는 뜻도 된다.

막강한 재력은 블룸버그의 약점인 낮은 인지도의 보완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광고에 1억달러를, 내주부터 2주간 방영되는 TV광고에만 3,000만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다. WP는 “블룸버그의 경선 시작 비용만 따져도 민주당에서 가장 많은 후원금을 모은 버니 샌더스의 지난 9월 지출의 2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별도의 정치 후원금 조차 받지 않을 예정이다. 샌더스는 “블룸버그 또는 부자들이 정치적 절차를 회피하고 돈으로 선거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점이 역겹다”며 벌써부터 그의 재력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경선 구도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는 피터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이 합세하면서 4강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18일 발표된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 부티지지는 25%, 워런 의원과 바이든이 각각 16%와 15%로 절대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블룸버그의 출마로 민주당 내에서 중도 진영 표심을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선 구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한 블룸버그의 초반 물량 공세가 통하지 않을 경우 블룸버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온다.

사주(社主)의 출마로 보도 공정성 시험대에 직면한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사주인) 블룸버그에 대해 심층보도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방침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다른 경쟁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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