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전체가 ‘하나의 팀’이 돼 한류를 넘어 ‘아시아 붐’을 일으킵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아세안 각국 정상과 주요 기업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5G 시대 미디어 전략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존 강자 넷플릭스에 애플, 디즈니까지 뛰어들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시아 전체가 하나의 팀이 돼 고유의 문화가 묻어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자는 것이다.
박 사장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이 행사는 ‘문화 콘텐츠’를 주제로 아세안 국가들이 콘텐츠 창작ㆍ확산 방안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박 사장은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아시아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iME의 브라이언 차우 CEO 등과 함께 연사로 참여했다. 박 사장이 국내 미디어 플랫폼 대표격으로 참여한 셈이다.
SK텔레콤은 미디어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표적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으면서 이 분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지상파 3사와 연합해 통합 OTT ‘웨이브’를 출범시키며 국내 최대 토종 OTT로 올라섰고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드라마 시청자가 화면에 등장한 제품을 인공지능(AI) 스피커로 주문할 수 있게 하는 등 5G 기술과 미디어의 융합으로 문화적, 경제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사장은 이런 변화를 ‘기술 기반의 문화산업 혁신’으로 정의하고 아시아 연합군을 결성해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 문화에 기반을 둔 ‘한류’로 인해 한국은 미국, 영국에 이은 세 번째 콘텐츠 수출국”이라며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문화적 주체성을 더한다면 한류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아시아 전체가 글로벌 콘텐츠 제작을 위한 하나의 ‘팀’이 되자는 의미로 ‘T.E.A.M.(Tech-driven Entertainment for Asian Movement)’ 프로젝트를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자본 투자를 포함해 기술 협력, 제작 역량 교류 등을 지원하는 ‘아시아 콘텐츠 스튜디오’ 설립을 제안했다. 현재 아시아에서 서비스 중인 OTT 수는 250여개에 달한다. 역량을 분산시키기 보다는 하나의 공동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뜻으로, SK텔레콤 ‘웨이브’를 아시아 전체가 협업하는 미디어 플랫폼으로 구축하겠다는 발표도 내놨다.
박 사장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해에 아시아 각국 정상이 모인 자리에서 한국의 관련 산업을 대표하게 돼 영광”이라며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경제적, 문화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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