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26ㆍ미래에셋)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 우승과 함께 150만달러(약 17억6,000만원)의 돈벼락을 맞았다.
김세영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ㆍ6,556야드)에서 열린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날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2위 찰리 헐(23ㆍ잉글랜드)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시즌 3승째를 거둔 김세영은 LPGA 투어 통산 10승 고지에 오르는 겹경사를 맞았다.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10승을 거둔 건 박세리(25승), 박인비(19승), 신지애(11승)에 이어 4번째다.
김세영은 여자골프 사상 최대 우승상금까지 쓸어 담으며 총상금 275만3,099달러(약 32억4,000만원)을 획득, 이정은(23ㆍ대방건설)을 제치고 상금랭킹 2위로 2019 시즌을 마쳤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우승상금(100만달러)보다 50만달러(5억9,000만원)나 많았다. 김세영이 2번의 우승 포함, 올 한 해 벌어들인 상금보다 이날 하루 번 상금이 더 컸을 정도다. 김세영은 “최고의 마무리를 했다”면서 “상금을 이렇게 많이 받은 적은 처음인데 의미 있고 좋은 일에 사용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세영의 ‘빨간 바지’의 마법이 어김없이 통한 하루였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었지만, 마지막 날 6타를 줄인 ‘잉글랜드의 신예’ 헐의 추격이 거셌다. 헐은 마지막 3홀에서 3연속 버디를 기록, 김세영과 17언더파 공동 선두로 경기를 먼저 마쳤다.
챔피언조의 김세영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한 타를 줄이지 못하면 연장전에 접어들어야 하는 상황. 김세영의 두 번째 샷마저 홀에서 8m 거리에 놓이며 연장전 기운이 더욱 짙어졌다. 하지만 김세영의 회심의 버디 퍼트가 거짓말처럼 홀컵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연장 없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올해 LPGA 투어는 태극낭자들의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김세영의 최종전 우승으로 시즌 15승을 합작,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한 시즌 한국 선수 통산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올해의 선수상의 주인공 고진영(24ㆍ하이트진로)은 이날 상금왕과 베어 트로피(최저 평균타수)마저 거머쥐며 주요 상을 싹쓸이했다.
고진영은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11위를 차지하며 상금 5만9천360달러(약 7,000만원)를 추가, 총상금 277만3,894달러(약 32억7,000만원)로 김세영의 막판 추격을 따돌렸다. 평균 타수에서도 69.062타를 기록, 69.408타의 김효주(24ㆍ롯데)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베어 트로피(Vare trophy)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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