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에 일대 파장
대선 출마설을 부인해온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이 24일(현지시간) 결국 내년 미국 대통령직에 도전할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적할 대선 후보를 가리는 민주당 경선에 일대 파장이 일 전망이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선거운동 웹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고 미국을 재건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4년 더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과 미국의 가치에 대한 실제적인 위협이다. 만약 그가 또 한 번의 임기를 얻게 된다면 우리는 결코 그 피해로부터 회복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 결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 등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와 양자 대결할 경우 우세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AP는 이와 관련 당내 경선 투표가 시작되기 불과 10주 전 이뤄진 블룸버그의 결정은 현재 민주당 후보자들이 트럼프를 꺾기에 유리한 입장이 아니라는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작년 블룸버그의 순자산을 약 500억달러(58조9,000억원)로 추정, 세계 11번째 부자로 꼽았다. 순자산 30억달러(3조5,000억원)의 트럼프 대통령을 훌쩍 뛰어넘는 초갑부인 셈이다.
AP는 그러나 “월스트리트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은 중도파”라며 지난해에 민주당원이 된 그가 진보적 기반의 당에서 힘겨운 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엄청난 재력과 온건한 정치적 입장이 트럼프 적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 경선 국면에서 매력적일 수 있으나, 민주당의 좌파적 성향을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성패 관건이 될 전망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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