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단식 중인 황교안 건강 급격히 악화
이낙연 총리도 농성장 방문해 우려의 뜻 전해
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고 같은 당 민경욱 의원이 전했다. 그는 기온이 급강하해 황 대표의 건강이 더 나빠질 경우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24일 청와대 앞에서 한국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황 대표의 현재 건강 상태를 밝혔다. 그는 “의원총회가 진행되는 그 얼마 되지 않는 시간조차 견디질 못하고 황 대표는 누워서 쉴 곳을 찾아갔다”며 황 대표를 걱정했다.
민 의원은 황 대표가 누워있는 농성장에 대해 “콘크리트 덩어리 위에 담요 깔고 파란 천막용 비닐을 엉성하게 덮어놓은 곳”이라고 묘사하며 “어디가 입구인지 출구인지도 모를, 천막을 들면 찬 바람이 들어가고 추워서 내리면 숨이 막힐 것 같은 그런 열악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 의원은 황 대표가 현재 혈압을 재는 것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라고도 했다. 그는 “건강 상태를 체크하려고 박인숙 의원이 휴대용 혈압계를 갖고 왔지만, 그마저도 옷을 걷어 올리는 데 힘과 정신력이 소진될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판단을 하고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이날 비로 인해 기온이 낮아지는 등 기상 조건이 악화할 경우, 황 대표의 단식을 말릴 뜻도 밝혔다. 황 대표의 농성장이 있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인근에는 이날 오후 가랑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민 의원 “비는 또 왜 이렇게 내리는가. 이 비 그치고 큰 추위가 찾아올까 봐 정말 걱정”이라며 “그럼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곧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의 단식이 길어지며 청와대도 황 대표의 건강을 우려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황 대표를 찾아 걱정하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황 대표와 1분 정도 대화를 나눈 뒤 취재진에 “건강 상하시면 안 되니 걱정의 말씀을 드렸다”며 “황 대표가 이렇게 어려운 고행을 하는 그 충정을 잘 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오후부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폐기 철회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을 정부에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중 지소미아 종료는 지난 22일 조건부 연기로 결정이 났지만, 황 대표는 정부가 나머지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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