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닷새째 시민 불편 가중
전국철도노조 파업 닷새째인 24일 철도 운행률이 평소의 75%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시민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 주요 기차역은 출발 표가 거의 매진돼 이른 아침부터 열차표를 구하려는 이용객들로 붐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운행하는 열차는 평상시(2,747대)의 75.7%(2,079대) 수준이며, 이 중 KTX는 평소 327대에서 104대 줄어든 223대(68.2%)가 운행 중이다. 일반열차(새마을호ㆍ무궁화호ㆍITX새마을호 등)는 425대 가운데 261대(61.4%), 수도권 광역전철은 1,877대 중 1,544대(82.3%)가 운행하고 있다. 화물열차는 평소 118대에서 51대로 줄면서 운행률이 43.2%에 그쳤다.
일부 열차의 운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 이용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지만, 주요 대학 수시면접과 논술고사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표를 미리 예매한 탓에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다만 일부 수험생과 급한 일정이 생긴 승객들은 뒤늦게 표를 구하려다 애를 먹기도 했다.
지난 22일부터 동대구역에는 전국 각 대학별로 주말에 치러지는 면접과 논술시험에 참가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문의 전화가 하루 100여통에 가깝게 빗발쳤다. 권오성 동대구역 역무팀장은 “열차 시간을 확인하기 위한 수험생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동대구역도 비상근무 체제로 가동 중이고 상당수 수험생은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 송정역도 사정은 비슷했다. 파업 등으로 가뜩이나 인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철도 운행을 알기 위한 고객들의 전화가 빗발치면서 정상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른 아침부터 열차표를 구하려는 이용객들이 줄을 이었고 이날 오전 광주역 KTX 출발 편은 대부분 매진됐다. 서울행 KTX열차가 취소된 것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한 수험생은 “오후에 대학 면접인데 큰일났다”며 고속버스터미널로 황급히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나주에 사는 박미경(48)씨는 “철도 근로자의 심정도 이해는 하지만 대입이라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국민을 볼모로 파업을 하느냐”며 “아들 입시 때문에 며칠 전 예약을 했는데도 운행이 취소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부산에서는 운행률이 크게 줄어든 KTX 대신 승용차 이용객이 늘면서 평소 한산하던 영천~상주 고속도로가 큰 혼잡이 빚어졌다. 일부 승객들은 고속버스나 공항으로 몰리면서 부산고속버스터미널과 김해공항에는 평소보다 승객들이 20% 가량 늘었다.
화물 열차 운행 횟수도 줄어 제천과 단양 등 충북 북부 지역 시멘트 공장과 경기 의왕컨테이너기지 등에서도 운송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파업으로 제천ㆍ단양 시멘트 공장의 철도 운송 비율은 평소의 33%로 크게 줄었다. 수도권 물류 허브인 경기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ICD) 화물 운송량도 하루 평균 1,200TEU(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가량을 수송했으나 파업 이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노조 측과의 교섭이 재개된 만큼 빠른 타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운행 중지 열차를 예매한 고객이라면 다른 열차로 바꾸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광주=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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