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자유계약선수(FA)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못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회)는 24일 부산에서 이사회를 열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 단장들이 실행위원회에서 합의한 FA 제도 개선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실행위위원회는 전력 평준화를 위해 선수들의 자유로운 이적을 유도하자는 선수협회의 요구에 따라 FA 등급제 도입을 뼈대로 한 제도 개선 합의안을 도출해 선수협회에 전달했다.
실행위원회가 선수협회에 내민 안은 최근 3년 간의 연봉을 기준으로 FA 선수들의 등급을 A∼C등급으로 나누고 등급에 따라 보상안을 달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FA 등급제에 따른 선수 보상 완화안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FA 재취득 연한 4년과 고액 선수 연봉 감액 폐지 등의 조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구단의 FA 개선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야구 규약에 따르면 연봉 3억원 이상의 선수가 경기력 저하 등의 이유로 현역 선수로 등록하지 못하면 선수 연봉의 300분의 1의 50%와 미등록일수를 곱한 액수를 연봉에서 감액한다. 현행 고졸 9년, 대졸 8년인 FA 취득 기간을 2022년 시즌 후부터 1년씩 앞당기자던 구단의 제안도 선수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선수협회는 지난해에도 FA 총액 상한제(4년 80억원), FA 등급제, FA 취득 기간 1시즌 단축 등을 내건 KBO의 제도 개선안을 거절했다. 변경안을 논의하고 결정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게 거절 사유였다. 선수협회는 KBO의 불공정한 규약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제 삼는 방식으로 법적 판단을 받기로 했다. KBO는 선수협회의 FA 제도 개선안 거절 의사를 28일 열리는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구단과 선수가 극적인 타협에 이르지 않는 이상 FA 제도 개선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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