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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만에 일본 방문 교황 “핵무기는 희망의 해답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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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만에 일본 방문 교황 “핵무기는 희망의 해답 아니다”

입력
2019.11.24 17:31
수정
2019.11.24 21:3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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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가 24일 2차 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 나가사키에 세워진 공원에서 핵무기 폐기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왼쪽 흑백사진에 나가사키 원폭투하 후 어린 소년이 사망한 동생을 업고 있는 모습을 담겨 있다. 2019.11.24
교황 프란치스코가 24일 2차 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 나가사키에 세워진 공원에서 핵무기 폐기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왼쪽 흑백사진에 나가사키 원폭투하 후 어린 소년이 사망한 동생을 업고 있는 모습을 담겨 있다. 2019.11.24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일본을 방문 중인 가운데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평화와 안정을 향한 희망에 대한 해답이 아니다”며 핵무기 폐기 메시지를 발신했다. 전날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일 이틀째인 이날 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나가사키(長崎) 피폭지에 세워진 공원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38년만에 일본을 찾은 교황은 “핵무기 폐기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핵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과 국가, 기관의 참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핵무기에서 해방된 평화로운 세계를 수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열망하고 있다”며 “핵무기가 없는 세상은 가능하고 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핵무기의 개발ㆍ실험ㆍ생산ㆍ제조ㆍ비축ㆍ위협 등 모든 핵무기 관련 활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한 유엔 핵무기금지조약에 대해서도 그는 “체결 자체에 만족하지 않고 신속하게 가야 한다”고 밝혔다.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미국의 눈치 탓에 조약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일본의 동참을 촉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피폭지인 나가사키에 대해서도 교황은 “이곳은 핵무기가 인도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장소”라고 언급했다.

교황은 이날 또 다른 원폭 투하 지역인 히로시마(廣島)의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도 방문했다. 원폭 지역 방문을 마친 교황은 25일 동일본대지진 피해자 및 유족들과 만난 뒤 약 5만석 규모의 도쿄돔에서 미사를 집전한다. 방일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나루히토(德仁) 일왕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일본의 가톨릭 신자 규모는 전체 인구의 0.35% 수준인 44만명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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