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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대중을 위한 수입 SUV, 폭스바겐 티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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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대중을 위한 수입 SUV, 폭스바겐 티구안

입력
2019.11.24 09:16
수정
2019.11.2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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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티구안은 여전한 '스테디셀링' 모델이다.
폭스바겐 티구안은 여전한 '스테디셀링' 모델이다.

디젤게이트 이후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브랜드 어필, 사회 공헌 활동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되돌리려는 노력을 펼쳐왔던 폭스바겐 코리아가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지는 여름, 폭스바겐 써머 미디어 나이트를 통해 올 하반기부터 폭스바겐 티구안을 시작해 폭스바겐이 최근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SUV들을 연이어 선보이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폭스바겐 티구안을 다시 한 번 만나게 됐다. 과연 ‘스테디 셀링’ 폭스바겐 티구안은 어떤 가치를 제시할 수 있을까?

2세대 티구안은 이미 데뷔한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모델이기 때문에 ‘신선한 맛’은 다소 부족한 게 사실이다. 대신 초대 티구안에 비해 체격을 조금 키워낸 만큼 경쟁력은 충분한 모습이다.

실제 4,485mm의 전장과 각각 1,840mm와 1,675mm 그리고 2,680mm의 전폭과 전고, 휠베이스를 갖춰 공간에 대한 여지도 충분히 확보한 모습이다. 참고로 시승 차량, 그리고 국내에 판매를 다시 시작할 2020 티구안은 전륜구동 사양으로 1,691kg의 공차중량을 갖췄다.

직선 중심의 깔끔한 SUV, 폭스바겐 티구안

1세대 티구안, 그리고 이전의 폭스바겐 차량들은 어딘가 동글동글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디자인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최신의 폭스바겐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동그란 모습을 떠나 직선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마주하게 된 폭스바겐 티구안 또한 이러한 디자인 기조를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프론트 엔드의 경우에도 명료하고 강인한 느낌을 강조한 크롬 바를 배치하고, 이러한 감성을 명확히 드러내는 헤드라이트를 더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SUV의 감성을 강조한 바디킷과 스키드 플레이트를 더한 클래딩 가드를 적용해 단단하고 명료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여기에 보닛 위에도 깔끔한 라인을 더해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측면은 근래의 폭스바겐이 보여주는 명료함을 고스란히 이어 간다. 프론트 펜더 뒤에서 시작되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까지 길게 이어지는 직선의 라인과 깔끔하게 다듬어진 도어 패널 및 루프 라인을 통해 우수한 완성도를 드러낸다. 이와 함께 네 바퀴에는 강인한 느낌의 5-스포크 알로이 휠을 더해 SUV의 견고함을 과시한다.

후면 디자인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트렁크 게이트 양끝으로 배치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구성이 이목을 끄는데 이러한 디자인은 말 그대로 ‘폭스바겐의 해치백’ 혹은 ‘왜건’ 모델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구성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잘 드러나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바디킷 및 바디킷 하단의 디테일 또한 SUV의 감성을 잘 드러낸다.

기능과 사용성을 앞세운 티구안의 실내 공간

깔끔하고 명료한 이미지를 강조한 티구안의 외형에 맞춰 티구안의 실내 공간 역시 명료하고 직선적인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다.

폭스바겐 고유의 운전자 중심의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를 갖췄고, 직선을 명확히 반영한 에어밴트와 디스플레이 패널, 그리고 폭스바겐 고유의 감성이 드러나는 컨트롤 패널 등을 더해 직관적인 UI를 과시한다. 깔끔한 구성은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등의 소재와 마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다양한 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디스플레이 패널 기반의 계기판은 보는 사람에 따라 조금 명료함이 부족한 모습이지만 만족감이 좋은 편이며 우수한 해상도를 갖춘 디스플레이 패널과 우수한 한글화를 반영하여 라디오, 오디오, 블루투스 등의 기능을 만족스럽게 제공해 특별한 적응 없이도 차량의 다룰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아직도 수입차에서 제대로 된 한글화, 혹은 오번역이 많은 것을 생각한다면 '대중적인 수입차'의 대표주자 다운 모습이다.

국내 중형 SUV들이 워낙 체격을 키웠기 때문에 티구안의 체격이 그리 커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티구안의 문제, 혹은 단점으로 치부하기엔 한국 시장의 특수성이 존재한다. 실제 티구안은 푸조 3008을 비롯해 토요타 RAV4, 쉐보레 이쿼녹스 등 글로벌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차량들과 비교할 때에는 충분히 만족스럽고, 납득할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하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 보다 더 큰 SUV들이 한국 시장에 흔하다는 게 원인인 것이다.

시트의 표면, 질감 등이 아주 우수한 편은 아니지만 깔끔하게 다듬어진 시트와 시트의 디테일이 돋보인다. 게다가 착좌 시의 홀딩감을 강조한 시트와 충분히 만족스러운 레그룸 및 헤드룸을 제공하여 체격이 큰 탑승자도 포용할 수 있는 것이 티구안의 1열 공간이다. 여기에 큰 윈드실드와 창문의 적용으로 시야가 넓다는 점 역시 빠지지 않는 부분이다.

이어서 2열 공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패키징의 우수성을 기반으로 성인 남성 두 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으며 레그룸과 헤드룸, 그리고 파노라마 선루프가 제공하는 넓은 개방감 또한 빠지지 않는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착좌 시에 느껴지는 개방감은 동급에서고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SUV인 만큼 티구안의 적재 공간도 중요한 상품 판단의 기준이 된다. 기본적인 상황에서는 615L의 공간을 통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원하고, 여행이나 장을 보더라도 부담 없이 트렁크 게이트를 열 수 있다. 이와 함께 2열 시트를 폴딩할 때면 적재 공간이 1,655L에 이르기 때문에 그 활용성이 돋보인다. 실제 근래의 가족 형태라 할 수 있는 1인, 혹은 핵가족 규모라고 한다면 티구안은 '여유로운 SUV'로 평가할 수 있는 존재일 것이다.

TDI 엔진과 7단 DSG의 조합

2020 티구안의 보닛 아래에는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2.0L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의 조합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150마력과 34.7kg.m의 토크를 내는 TDI 엔진은 디젤게이트를 거치며 다시 한 번 클린 디젤을 외치고 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폭스바겐 티구안은 정지 상태에서 9.3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속도는 202km/h에 이른다. 또한 디젤 파워트레인을 통해 복합 기준 14.5km/L의 우수한 효율성 또한 강점으로 내세웠다.(도심 13.3km/L 고속 16.2km/L)

대중적인, 그리고 익숙한 폭스바겐의 SUV

한 때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입 브랜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이 바로 폭스바겐이다.

특히 독일 기술력으로 대표되는 차량의 기본기나 치명적인 매력이었지만 결국 양날의 칼이 되었던 TDI 엔진의 존재감, 그리고 독일 브랜드임에도 ‘합리적인 가격’은 분명한 어필 포인트였다. 그리고 폭스바겐은 그러한 특성을 2020 티구안에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번의 주행 역시 일반적인 폭스바겐의 차량들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넓은 개방감이 돋보인다. 다만 개인적으로 시트의 높이가 조금 더 낮고, 또 스티어링 휠의 각도의 조절 범위를 넓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는 탑승자의 체격에 대한 문제인 것이지 차량의 문제는 아니다. 실제 비슷한, 그리고 동급의 경재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결코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TDI 디젤의 위상은 예전과 같지 않지만 기술의 발전은 명확하다. 이전보다 한층 정숙하고 진동도 잘 억제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작은 소음이 다소 투박한 느낌이라 ‘디젤 엔진’의 존재감은 느껴지는 부분이다. 즉, 디젤 차량이라는 건 인지할 수 있지만 '시끄럽다'는 평가 대신 '무척 조율이 잘된 차량이다'라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비교적 정숙함 속에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TDI 엔진의 모습이 드러난다. 솔직히 150마력과 34.7kg.m의 토크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그 누구라도 만족할 수 있는 일상적인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연출할 수 있는 수치이며, '경험'을 기반으로 한 셋업 덕분에 아쉬움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실제 발진 가속 성능이나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 시의 만족감은 일상적인 주행을 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한 모습니다. 애초에 티구안 GTD 사양과 같은 고성능 모델이라면 모를까 2020 티구안은 2.0L 디젤 SUV가 추구해야 할 '미덕' 즉,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고, 높은 기대감을 자아내는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는  SUV의 표준안을 제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TDI 엔진과 합을 이루는 7단 DSG는 여전하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인 DSG 고유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변속 속도나 변속 충격의 최소화 부분에서는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일상적인 상황에 변속 자체가 살짝 둔화되는 느낌이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며 듀얼 클러치 변속기 고유의 투박함이 간간히 느껴지기도 하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문제가 되거나 불쾌감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

차량의 움직임은 경쾌한 편이지만 다소 단단히 조율된 느낌이 드러난다. 이는 대중적인 독일차의 전형적인 모습일 것이다. 조향의 질감이나 조향 직후 차량이 움직이는 과정에서의 반응은 제법 탄탄한 편이라 ‘독일차’의 감성이 다시 한 번 드러난다. 덕분에 차량의 특성을 조금만 이해한다면 언제든 주행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 올리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할 수 있다.

게다가 드라이빙 모드 셀렉트 기능까지 있으니 그 변화의 폭, 운신의 폭은 널널한 편이다.  그로 인해 실제 주행을 이어가면 이어갈 수록 비슷한 체급의 SUV에 비교 했을 때 ‘독일차의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 무의식적으로 속도를 끌어 올리게 됐다.

그런데 이는 지극히 운전자 중심의 평가다.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 그리고 2열 시트에 앉았을 때에는 상대적으로 넓은 개방감, 공간으로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생각을 갖고 2열 시트에 몸을 맡겼다면 '조금 단단하네?'라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그 느낌이 아주 불쾌하지 않고, '도드라지는 정도'라 큰 문제가 없다.

게다가 이러한 모습이 폭스바겐의 성향으로 표현하고 또 이해할 수 있어 독일에서 온 '패밀리 SUV’의 감성이라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한편 디젤게이트 이후 TDI 엔진에 대해 ‘편하게 바라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효율성 부분에서는 확실한 매력이 있다. 실제 14.5km/L라는 공인 연비도 정말 우수한 수치이며, 일상적인 주행, 특히 장거리 정속 주행 시에는 공인 연비를 크게 앞지르는 리터 당 23km 이상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것 또한 티구안의 매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점: 부족함이 없는 디자인, 공간, 주행 그리고 효율성

아쉬운점: 아직은 차가운 브랜드에 대한 인식

이후를 기대하게 만드는 폭스바겐의 중심

폭스바겐 코리아가 2019년 하반기부터 본궤도에 복귀할 수 있도록, 그리고 2020년부터는 다시 과거의 영광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티구안이라 할 수 있다. 데뷔한지는 제법 된 차량이지만 아직 여전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또 독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다만 폭스바겐 코리아가 지난 몇 년 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며 ‘폭스바겐 브랜드’를 알려왔는지 생각한다면 ‘티구안에게 힘을 더해줄 또 다른 폭바겐’의 연이은 데뷔 또한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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