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 대표들과 시민단체들이 23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바른미래당 손학규·정의당 심상정·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단체 연합인 '정치개혁공동행동' 등의 주최로 열린 '2019 선거제 개혁을 위한 여의도 불꽃집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들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동시에 비판하며 △만 18세 선거권 부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밀실공천 금지 △민주적 공천 법제화를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상정 등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제 1당과 2당이 서로 의석 수를 갈라 먹는 것은 한국 정치를 망치는 대표적 행태"며 “우리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독일처럼 다당제 연합정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진행하고 있는 단식 투쟁은 오직 정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뒤이어 발언에 나선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수많은 우여곡절과 난관이 있었지만 튼튼한 단결과 실천으로 만든 패스트트랙을 통해서 선거제도 개혁의 마지막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민주당은 더 이상 좌고우면 하지 말고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청년당과 녹색당, 소상공인당과 장애인복지당, 농민당이 페이퍼 정당이 아니라 정치적 실체를 갖고 대한민국 정치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집회에 모인 각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삼열 이사장은 “지역의 목소리뿐 아니라 노동자, 지식인, 각 계층의 여러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비례대표가 등장하면, 보다 합리적인 정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박경석 공동대표는 “장애인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온몸으로 발버둥 치는 무기력한 구걸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작되면 (당사자가 아닌) 누군가에게 호소하지 않아도 될 것”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의 백미순 상임대표도 “수많은 ‘미투 법안’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여성의 목소리가 정치에 적극 반영되어야만 진정한 성 평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소년 단체에서는 ‘선거연령 하향은 더 이상 미뤄선 안 될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최유경 활동가는 “청소년은 (역사의 순간마다) 민주주의를 함께 만들어온 주역이었다”며 “더 이상 우리에게서 참정권을 박탈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폭력, 스쿨미투 등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묵인되어온 여러 종류의 폭력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뿌리 뽑고 싶다”며 “국회에도 청소년의 권리를 주장할 대변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도 기대감 섞인 목소리를 보탰다. 미래당 소속인 김모(36)씨는 “결혼하고 더 나은 미래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됐다”며 “9개월 된 딸을 생각해서라도, 정치인들이 정치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시에서 온 홍채연(18)씨는 “인권 중 기본이 참정권인데 청소년에게도 보장 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교육감 선거 등 청소년을 위한 법이 더 만들어지길 희망한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김진웅 기자 wo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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