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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1980년 광주 정신 계승해 홍콩과 연대할 것… 인권엔 국경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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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1980년 광주 정신 계승해 홍콩과 연대할 것… 인권엔 국경 없다”

입력
2019.11.23 18:01
수정
2019.11.2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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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중구 옛 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열린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대학생·청년 긴급행동' 참가자들이 주한중국대사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23일 오후 서울 중구 옛 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열린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대학생·청년 긴급행동' 참가자들이 주한중국대사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홍콩 사태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홍콩 구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23일 한국 대학생·청년 단체들이 중국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 방침을 규탄하고 홍콩 시민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서울대학교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행동 등 16개 청년·대학생 단체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광장 인근에서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대학생·청년 긴급행동'을 개최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중국 공산당의 압제와 폭력을 강력 규탄한다”고 주장하며 “홍콩 시민들이 요구하는 5대 사항을 홍콩 정부가 모두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홍콩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검은 옷을 입고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시위에 참석했다. 홍콩 시위대가 경찰의 폭력에 맞서기 위해 착용하는 흰색 헬멧을 착용한 참가자들도 보였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 시위를 폭력 진압하도록 지시하고 정보를 통제해 자신들의 만행을 은폐하고 있음에도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권력자들은 중국의 영향력을 두려워하며 홍콩의 참상을 외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발언에 나선 박도형 학생모임 대표는 “한국 시민들은 홍콩과 더 폭넓게 연대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는 ‘내정간섭’이라 비난하지만, 자유를 호소하는 시민의 편에 서는 것은 내정간섭이 아니며, 인권에는 국경이 없다”고 말했다.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소속 한모 씨는 홍콩 정부를 지지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쓴 글을 가져와 이를 대독했다. 해당 중국인 유학생은 글을 통해 “대자보 훼손 등과 관련해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표해 사죄한다”며 “홍콩 시위의 목적은 독립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기에 중국 본토인들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옛 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열린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대학생·청년 긴급행동'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23일 오후 서울 중구 옛 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열린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대학생·청년 긴급행동'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주최 측은 "1980년 5월 광주와 1987년 6월 대한민국이 군사독재의 총구에 맞섰듯 홍콩 시위대는 폭력과 부당함에 맞서 자유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한국 학생들은 광주와 6월항쟁 정신을 계승해 홍콩 시위대와 연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총알은 신념을 뚫지 못한다” “Fight for freedom” 등을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시작해 중국대사관 앞을 향했다.

한편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에 의해 서울 주요대학 캠퍼스내에 설치됐던 ‘레넌벽(홍콩 시위에 연대하는 메모를 붙인 벽)’은 속속 철거되거나 옮겨졌다.

23일 한양대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한양대 캠퍼스 인문과학관에 있었던 레넌벽은 21일 철거돼 한양대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이는 23일 오전 열린 수시모집 논술시험 일정에 대비한 것으로 벽을 비롯해 그 위에 부착됐던 메모들은 모두 박물관 내에 보존됐다. 서울대 교내에 설치됐던 ‘레넌 벽’도 22일 자진 철거됐다. 학생들은 “학교측으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는 대로 중앙도서관 내에 다시 벽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외대에서는 대학본부가 캠퍼스 내에 붙은 홍콩 시위 관련 게시물 중 외부단체 이름의 대자보를 모두 철거해 논란을 빚었다. 외대 측은 “최근 홍콩 사태와 관련해 교내에서 숱한 갈등이 발생했다”며 “학내 구성원들의 면학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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